올해 5000t 상당 추산…농협별로 수매 제외 등 다른 선택
계약농가 추가분 처리까지 부담 커, 농가 인식 개선 주문

올해 제주산 마늘 수매 처리가 원치 않는 복병을 만났다. 전체 생산량의 10% 수준인 비계약 물량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산지 농협별로 온도 차가 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와 산지 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시작한 올해 제주산 마늘 수매가 절반 가까이 진행됐다. 지금까지 올해 제주산 마늘 계약 물량 7980t 중 3017t을 수매했다. 수매가격은 1㎏당 3000원이다.

올해 제주산 마늘 생산 예산량은 최대 3만1653t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후 여건 등으로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늘어나며 농협별로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계약농가에 한해 일부 추가 수매 방침을 정했다.

제주산 마늘의 7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대정농협은 계약물량의 130%를 수매하는 대신 추가 물량에 대해서는 1㎏당 1500원을 선지급하고 최종 가격은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한경농협은 계약물량의 120%까지 수매한다. 늘어난 물량에 대해서는 1㎏ 2000원을 우선 지급하고 수매가를 추후 결정하는 것으로 조율했다. 초과분은 비계약 농가 물량과 동일한 조건에서 수매한다는 방침이다.

안덕농협은 계약물량의 150%를 수매하고, 비계약 농가 중 취약농가 물량을 최대 1000㎏까지 수매하기로 했다.

함덕농협은 계약물량 외에 소농과 고령농이 보유하고 있는 비계약 물량을 50망까지 수매한다.

비계약 물량은 수매하지 않기로 한 대정농협을 비롯해 대부분 산지 농협에서 차등 수매로 가닥을 잡았지만 고산농협이 지역 내 비계약물량까지 수매가로 일괄 수매하기로 하면서 내홍이 우려되고 있다.

계약물량과 밭떼기 거래, 종자용 등을 제외한 올해 제주산 마늘 비계약 물량은 5000t 상당으로 보고 있다.

고산농협은 깐마늘공장 수요 등을 감안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제주마늘협의회 차원에서 수차례 수급 관리 강화를 위한 논의가 있었다는 점에서 운영의 묘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실제 농가들 사이에서 재배면적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지며 2차례 신청 기간 연장에도 계약물량이 지난해(9696t)보다 21.5% 줄어든 7980t에 그쳤다. 매취 사업 특성상 비계약물량 수매에 따른 리스크를 농협이 부담해야 하는 등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이창철 제주마늘협의회장은 "농협마다 입장 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올해 마늘 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인데다 농산물최저가격안정제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계약농가 밖에 적용이 안 된다는 점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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