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 문화로 꽃 피우다17-제주해녀문화의 선택과 과제①

양방언 해녀 합창단 리허설

해녀의 전당 계획 수정…2022년까지 전시장·체험장·수장고 등 구상
문화 집대성 의지 분명, 산업화 등 후광 효과 극대화 작업은 제자리
유네스코 '문화창의산업'개념, 경제발전·고용 등 신성장동력 활용 주목

제주도는 올해에 이어 내년 국비 지원 사업에 '해녀의 전당 건립 사업'을 포함했다. 얼마 전 제주를 찾은 해양수산부 차관에 지역 현안과 더불어 '해녀의 전당'건립사원 지원을 1순위로 건의했다. 제주해녀를 우리나라 신(新)해양문화의 모델로 제시하고 지역문화에서 국가 대표브랜드로 키워 세계 유일의 해녀문화 메카를 조성한다는 목적을 설명했다.

△내년 국비 지원 적극 건의

해녀의 전당 조성은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 이전인 2015년부터 검토해 온 내용이다. 해녀문화 중장기 발전전략에 포함하는 등 실현 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분류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지난해 4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 평가까지 통과했지만 필요 예산은 확보하지 못했다.

제주도는 당초 국비 145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290억원을 투입해 해녀박물관 부지 내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연면적 6600㎡, 건축면적 1650㎡)로 조성하기로 했던 것을 국비 등 180억원 규모로 조정했다.

국비 90억원 확보를 전제로 2022년까지 3개년에 걸쳐 연면적 4780㎡, 건축면적 1780㎡에 해녀 전시관과 교육체험장, 수장고 등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2021년 12월까지 해녀의 전당 건축을 마무리하고 1년여 걸쳐 전시 등 내실을 갖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과정에 우리나라는 무론 일본 해녀 생애사 조사와 자료 수집 작업을 진행하는 등 해녀문화를 집대성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작업이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제주해녀(유산)마을' 추진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해녀마을은 지붕 없는 생태 박물관 형태로 문화와 어업 등 복합유산적 성격을 반영할 수 있는 인프라로,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논의 과정에서 제안됐던 '보전 지구'조성 계획과 맞물릴 때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드웨어 구축은 가시화하고 있는데 반해 문화자원 활용은 아직 별다른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 지난 2014년 해녀문화산업 진흥 조례 제정 이후 아직까지 '해녀문화산업 진흥에 관한 중·장기 기본계획'은 만들지 못했다.

△문화유산 역할 증대

제주해녀문화 활성화 전략에 있어 '문화창의산업(Culture-Creative Industries)'개념의 접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은 전승·보존 중심의 프로토콜은 '현상 유지'적 성격이 강하다. 해녀수당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장치를 가동했지만 제주 해녀 수는 감소 추세다. 고령화 속도도 늦추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직 해녀가 5504명으로 현직(3855명)보다 많지만 이들을 활용하는 방법 역시 제한적이다.

산업으로 분류하기는 했지만 '문화창의산업'은 경제용어 보다는 유네스코가 주도적으로 사용한 용어다. 문화산업의 범주와 창의산업의 개념이 복합된 개념이다. 유네스코 정의에 따르면 문화산업은 '무형적이고 문화적인 콘텐츠를 창조, 생산, 상업화하여 인쇄, 출판, 멀티미디어, 시청각자료, 사진, 영화 등을 만드는 것과 함께 공예와 디자인을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창의산업은 문화산업과 함께 예술적, 창의적 노력이 수반되는 생산물과 서비스 그리고 건축, 광고 활동을 모두 포함한다.

문화창의산업의 범위는 유네스코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문화통계 작업에서 다루는 문화영역과 관련 분야를 모두 아우른다. 무엇보다 경제발전과 고용에서 중요한 동력으로 이해되고 있다는 점은 해녀를 신성장동력산업 아이템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문화와 창의력은 유럽 2020 전략의 핵심이다. 유엔 통계에 보면 문화창의산업은 오늘날 세계 경제규모(GDP)에서 7%를 차지하고 있으며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화창의산업 보고서에는 예술 뿐 아니라 광고, 문화유산,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하여 관련 기업 및 기관의 활동 상황 등을 언급하고 있는데 문화유산의 역할이 점차 증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치 증진·자기 증식 등 이익 이상

문화유산의 창의적, 사회경제적 이용은 문화유산의 가치 증진 또는 자기 증식(Valorisation) 과정이며, 문화유산의 가치를 증진한다는 것은 실제 투자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으로 그것은 경제적 이익 그 이상을 말한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고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 문화유산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려면 수요자들의 요구 사항을 충분히 고려하고 관련 기업을 비롯한 다른 분야의 관계자들과 논의와 협력이 필요하며,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술과 미디어의 효율성을 따져보면서 사회경제적 연관성을 미리 평가해 보아야 한다. 

문화유산이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업적 활동 및 고용을 창출하는 것과 함께 지역 재생, 기술 발전, 시민들의 문화적 참여 등 매우 다양하며, 더 나아가 관광, 레저를 비롯한 광범위한 분야에 이르기까지 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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