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정 58공 추가 개발 지하수 의존 억제 헛구호
용천수 19곳 농업용수 활용 가능하지만 6곳만 반영
연간 2만t 이상 이용하는 하수처리장 처리수도 배제
관정 30공 줄이는 등 대체수자원 공급계획 보완해야

제주도가 가뭄에 대비한 전천후 농업용수 확보를 추진하면서 신규 지하수 개발에만 의존, 생명수의 과다 사용을 부추기고 있다.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사업'의 용천수와 하수처리장 처리수 등 대체수자원 활용은 미미한 반면 지하수관정 58공의 추가 개발을 추진, '지속 이용 가능한 지하수 보전·관리' 정책을 역행하고 있다.

△17만4000t 추가 확보

28일 도에 따르면 지난 2017년말까지 지하수관정 개발 등을 통해 확보한 농업용수는 1일 96만4000t으로 필요수량 128만8000t의 74.9%에 불과하다.

도는 또 지난 2013년 발생한 대가뭄을 계기로 정부에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사업을 건의, 2017~2024년까지 8년간 1일 17만4000t을 추가 확보할 사업비 1377억원(국비 1099억·지방비 275억)을 확보했다. 

도는 이에따라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 신규 개발 지하수관정 58공(제주시 25·서귀포시 33)과 서귀포시 동지역 용천수 6곳에서 1일 8만3000t의 농업용수를 추가 확보하는 한편 송·급수관로 470km를 시설, 상류지역 저수조 54곳으로 끌어올려 하류지역의 밭 등에 공급할 방침이다.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사업은 이달말까지 세부설계 용역을 끝낸후 농식품부 등 관련 정부 부처와의 협의가 완료되면 본격 시행된다. 

△용천수 6곳 더 활용해야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사업이 가뭄 대비 전천후 농업용수 확보의 장점을 갖고 있지만 지하수 의존도가 높아 부작용도 적지 않다  

농업용수의 지하수 의존도가 97%로 상수도 75%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가운데 신규 관정 58공을 개발, 지하수를 추가로 이용하면 가뭄시 지하수 함양량이 줄어들어 일부 지역에서는 농업용수가 부족하는 악순환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도가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사업을 추진하면서 용천수 등 다양한 용수원 확보를 통해 지하수 의존율을 억제하겠다고 밝혔지만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제주도가 수자원공사에 의뢰해 최근 보완한 수자원관리종합계획은 도 전체적으로 농업용수 활용이 가능한 용천수가 19곳에 이르지만 광역화사업은 6곳만 반영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자원공사는 서귀포시지역의 용천수 활용을 현행 6곳에서 12곳으로 6곳 더 늘리면 1일 3만1000t의 농업용수 확보가 가능, 1일 2만7000t의 지하수를 뽑아올리는 관정 30공 개발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대체수자원 활용계획 허술

이와함께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사업은 서부(판포)하수처리장과 동부(월정)하수처리장에서 연간 2만~3만t씩 농업용수로 이용중인 하수처리수 활용도 배제, 개선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사업의 지하수 의존율을 낮추고,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용천수 활용과 하우스시설 빗물 이용 확대·하수처리수 활용 등 대체수자원 공급 계획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용천수 활용을 추가하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국비 확보도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