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근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국장

1996년 김영삼 대통령 시절, 바다의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국민들의 해양사상을 고취할 목적으로 통일신라시대 장보고 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인 5월 31일을 '바다의 날'로 정해 해마다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흔히 21세기를 해양의 시대라고 하고 있다. 이는 지구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광대한 바다가 지닌 무궁무진한 여러 가지 자원과 잠재력이 밝혀짐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이를 개발하고 이용하기 위해 해양과학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요즘 인류에게 남겨진 마지막 자원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바다가 무분별한 개발과 인간의 일상생활 등에서 발생하는 각종 쓰레기 등 오염 물질이 불법 배출됨으로 인해 점차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연간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17만6807t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중 육지에서 유입되는 것이 11만8437t(초목류 포함), 바다에서 발생하는 것이 5만8370t으로 판단되고 있다.

해양쓰레기의 발생으로 인해 아름다운 해안변이 더럽혀져 심미적 가치가 떨어지거나 수산자원의 서식환경 파괴로 인해 어업생산성이 감소하고, 수산 동물의 생태계 위협은 물론 선박의 안전운항에 장애요인 등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제주에서 방류된 붉은바다거북이 불과 10일 만에 충남 보령시 인근의 바닷가에서 사체로 발견돼 내장을 확인한 결과 비닐을 비롯한 플라스틱 등이 다수 발견돼 언론에 크게 조명된 바 있으며 외국에서도 고래나 물새의 사체에서 각종 플라스틱 조각 등 오염물질이 가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국제적으로 해양환경오염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의 바다는 우리 모두가 깨끗하게 이용하다가 본래의 모습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그동안 청정 바다의 대명사로만 여겨지던 제주 바다도 각종 오염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실정이다. 

무심코 버린 각종 생활쓰레기나 폐기물들이 하천 등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고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에 의해 오염원이 불법적으로 바다로 버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해안이나 중국 등에서 기인하는 각종 오염원들이 해류를 통해 제주의 바다로 유입돼 해안 경관을 저해하고 있어 동북아 최고의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제주의 이미지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국제적 관광 도시의 명성에 걸맞게 아름답고 깨끗한 바다환경 보전을 위해 해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어선에서 조업중 인양하는 쓰레기를 수거하고 양식어장 정화 및 각종 해양폐기물의 수거처리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부터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최초로 '청정 바다 지킴이 제도' 운영을 통해 152명의 전문 환경 정비 인력을 고용하고 일선 읍·면사무소에 배치해 수시로 해안가 발생 쓰레기를 수거 처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등 청정 해양 환경 보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가오는 5월 31일은 제24회 바다의 날이다. 제주지역에서도 제주특별자치도 주관으로 이호해수욕장에서 어업인, 지역주민 및 각급 기관·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개최해 바다환경 보전을 위해 노력한 유공자에 대한 포상을 실시해 자긍심을 높이고 해안변 정화활동 실시 등을 통해 바다 오염의 심각성을 성찰하는 등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나갈 계획이다.
제주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바다가 깨끗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행정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바다 사랑에 대한 도민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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