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인터뷰] 29년 애독자 허성수 (사)제주어보전회 초대 이사장

제민일보 제주어 활자 도내 최초 사용…보급 위해 앞장
고유의 것 파괴 아쉬움…"사명감 갖고 발자취 더듬어야"

"'제주도민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처음의 각오를 잊지 않으면서 제주다움을 지키고 보전하는 것이 제민일보의 역할이지 않겠나"

제민일보가 탄생한 1990년부터 지금까지 29년 동안 하루도 제민일보를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는 허성수씨(76)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꺼내놓은 이야기다.

(사)제주어보전회 초대 이사장을 역임한 허씨는 현재 제주시 인근 숲속에서 자연과 함께 제주어 강의를 하거나 노인대학에서 특강 등을 하며 제주어 보전에 누구보다 앞장서는 인물이다.
이런 허씨가 제민일보에 대한 애착이 강한 이유가 있다.

허씨는 "신문에서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어 제민일보 뿐만이 아니라 모든 신문을 섭렵하고 있다"며 "하지만 제민일보는 제주도 최초로 제주어 활자를 만들면서 제주어를 보급하고 살리기 위해 앞장섰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가 뭐지 묻자 허씨는 "지난 2007년 보도한 '설문대할망이 다리를 놓았더라면' 제목의 기사가 나에게 많은 것을 시사했다"며 "전설, 설화의 내용이지만 최근 제주-목포 해저터널과 관련한 기사를 보면서 10년 이상 앞서나간 기발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2009년 당시 제주해녀 기획 취재를 시작으로 현재 제주해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며 "최근 '돌하르방'과 관련한 기사를 봤는데 예산 및 지원 등을 과감히 투입해 돌하르방뿐만 아니라 후손으로서 옛 제주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민일보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허씨는 남다른 고충을 갖고 있다.

허씨는 "제민일보가 제주어 보전을 위해 '제주어 기획'을 오랫동안 하고 있지만 제주어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아쉽게 느껴진다"며 "최근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만덕'콜센터 등 제주의 고유한 것이 파괴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허씨는 제민일보와 제민일보를 구독하는 구독자에게도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허씨는 "사명감을 갖고 제주의 발자취를 더듬는 것이 신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구독자 역시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잘 살펴보고 진정한 제주사람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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