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란 제주시교육지원청 교육과정지원과

'모히또에 가서 몰디브나 한잔!'

2015년 우민호 감독의 영화 '내부자들' 중 안상구(이병헌)의 대사다.

국민을 개, 돼지로 여기는 언론관으로 대중들의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했던 바로 그 영화. 

정·경·언 유착에 대한 우리의 뼈아픈 현실을 비추는 것 같아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원만한 인간관계 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도덕교과서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중요하게 다뤘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한 자구책과 학연·지연을 구별하는 방법에 너무도 서툴다.

공직자 누구에게나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소양. 청렴! 그 소소함에 대한 버거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는 공직자들이 가지고 갈 평생의 숙제다.

인식의 변화 없이 영혼 없는 청렴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지루함과 함께 불편한 사례 듣기로 시작해 처벌규정으로 끝나는 청렴교육들이 참 많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는 공동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카보베르데, 도미니카와 공동 45위를 거머쥐었다. 수많은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청렴교육과 캠페인 등 청렴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역시 제자리걸음. 각성 없는 무한반복 프로그래밍의 결과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것은 무엇을 증명 하는가. 청렴은 자발성을 요구한다. 자발적 의지가 없는 공직자에게 청렴을 강제하는 것은 의미 없다. "나는 늘 공정하고 합리적이었는가" 나를 돌아보는 성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장자에 나오는 말 중 명경지수(明鏡止水)란 말이 있다. 사념이 없는 깨끗한 마음. 깨끗함과 더러움을 그대로 비춘 채 자신의 뜻을 나타내지 않는 그대로의 맑은 거울. 사물에 대한 차별도, 집착도 없는 그런 공직자가 되고자 한다.

묵묵히 그 소소함에 대한 성찰을 해본다. 자기 맡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 그것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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