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여행’은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여행지에서의 행복한 추억을 갖고 돌아와야 할 이들이 돌아오지 못하면서 대한민국은 ‘세월호’의 아픔이 재연됐다. 현지시간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발생한 선박추돌 사고다. ‘가해 선박’인 바이킹 시긴 호가 앞서 가는 허블레아니 호를 뒤따라가면서 충돌, 7초만에 허블레아니호가 수면아래로 모습을 감췄다. 이번 사건으로 허블레아니호에 몸을 실은 33명의 한국인 중 7명은 구조됐으나, 7명이 사망하고 19명은 실종돼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합동신속대응팀을 꾸려 수색에 나서고 있지만, 사고 수역의 수위가 높은데다, 빠른 유속으로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현지시간 31일 사고현장을 방문해 긴급 외교장관 회담, 내무장관 면담, 생존자 피해자 가족 면담을 가진 뒤 2일 귀국했다. 강 장관은 3일 문재인 대통령에 헝가리 유람선 사고 현장방문 결과와 관련 “실종자 탐색과 침몰 유람선 인양 및 사고 책임규명에 대한 우리 정부의 높은 관심과 의지를 헝가리 측에 각인시킴은 물론 전폭적 협력 의지를 확보했다”며 “강 하류 인접 국가에 지속적인 수색을 요청 중”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 정부와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브리핑을 일원화해 혼란을 최소화하라”며 “사고 가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순조로운 지원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이런 가운데 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네치아 주데카 운하에서도 크루즈선과 유람선이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부둣가로 접근하던 크루즈선이 항구에 있던 유람선과 추돌해 크루즈선 탑승객 1명과 유람선 탑승객 4명이 다친 것이다. 현지에서는 대형‧소형 선박이 뒤엉켜 운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과 함께 대형선박의 통행안전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헝가리 유람선 사고 당시 추월 의사 전달을 위한 교신을 하지않은 것으로 파악돼면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은 물론, 대형선박 통행에 대한 제도정비가 요구된다. 관광지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안전에 대한 안일함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길 바라면서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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