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인구 1000명당 2.34곳 전남 이어 전국 두 번째 수준 밀집
상권별 편차 뚜렷…월평균 매출 노형 3402만원-애월 1496만원
신흥 아라2동 시장정체 판단, 3곳 경쟁 동흥동 1년전 절반 이하

'그래도 치킨집'이라는 창업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게당 영업이익이 계속해 줄고 있는데다 최근 4년간 폐업한 치킨집이 새로 생긴 치킨집보다 많다는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제주 역시 신규 상권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자영업 부침 요인으로 지목됐다.

KB금융그룹이 3일 공개한 '치킨집 현황 및 시장 여건을 분석한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지역 치킨집 밀집도는 전국 상위권이다.

올해 2월 현재 영업 중인 치킨집은 전국에 약 8만7000개로 집계됐다. 치킨집 수는 경기도가 1만9253개로 가장 많았다. 제주는 인구 1000명당 치킨집 수 2.34개로 전남(2.43개)에 이어 두 번째로 밀집한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와 같은 수준이었다. 기본 상권이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창·폐업 규모는 전국보다 낮았지만 사업경험이 부족한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데다 매출액이 줄고 있다는 흐름에서는 빗겨가지 못했다.

제주 대표 상권으로 노형오거리와 아라2동 아라초등학교, 애월읍 애월리사무소, 서귀포시 동홍동 주공아파트 등 4개 권역을 분석(KB Liveon 업종분석보고서, 3월 기준)한 결과 편차가 뚜렷했다.

노형오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700m안 587개 점포 중 31곳이 치킨집이었다. 점포당 월 평균 매출액은 3402만원으로 인근 점포 평균 3138만원보다 높았다. 지난해 8월 4552만원을 기록했지만 11월 3073만원까지 떨어지는 등 고전하기도 했다. 40대 남성 이용률이 16.9%로 높았고 20대 남성(15.5%), 30대 남성(13.9%)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고객당 1회 이용금액은 평균 2만4920원이었다. 그나마 경쟁 점포수와 평균 매출이 유지되는 등 시장 정체 상황으로 분류됐다.

신흥 상권 중 하나인 아라2동 161개 점포 중 치킨집은 10곳으로 평균 매출은 4554만원으로 노형동보다 높았다. 주변 상권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2804만원)보다 1750만원 높은 등 비교적 호황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역시 시장 정체 상태로 판단됐다. 30대 남성(18.6%)이 주고객층을 이뤘다. 고객당 1회 이용금액이 2만774원으로 타 상권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6개월 전에 비해서는 8.4% 상승하며 지탱했다.

애월읍 애월리사무소를 중심으로 반경 500m 안에 위치한 치킨집은 5곳이었다. 전체 점포 수는 56곳으로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2053만원인데 반해 치킨집 한 곳당 월평균 매출은 1496만원에 그쳤다. 경쟁 점포수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1월 이후 평균 매출 감소가 뚜렷했다. 30대 남성 고객이 전체 23.7%였지만 매출이 줄어들며 시장이 쇠퇴하고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고객당 1회 평균 이용금액은 2만7165원으로 반년 전에 비해 2% 감소했다.

서귀포시 동홍동 주공아파트 반경 500m내 치킨집 역시 영업 부진 상태였다. 전체 63개 점포 중 치킨집은 단 3곳 뿐이었다. 월평균 매출액도 1543만원으로 주변 점포 평균 1254만원 보다 높았지만 웃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7월 월평균 875만원으로 간신히 간판만 유지했던 때도 있었다. 지난해 3월 4102만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올 3월 매출은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고객당 1회 이용금액이 6개월 전보다 3.5% 감소한 3만6340원에 그쳤다.

사정은 더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전체 치킨 시장의 규모는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경쟁 심화와 비용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 등 악화한 영업 여건은 당분간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