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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포럼] 제주국제자유도시를 바라보는 단상양덕순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양덕순
입력 2019-06-06 (목) 11:10:35 | 승인 2019-06-06 (목) 16:50:37 | 최종수정 2019-06-06 (목) 16:50:37

제프리삭스(Jeffrey Sachs)는 그의 저서「빈곤의 종말」에서 '앞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이다'라고 예측 설명하는 것보다 앞으로 만들어갈 세상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2002년 출범한 국제자유도시는 국가와 제주도가 함께 그린 제주의 미래였다. 당시의 경제패러다임은 하나의 경제 지구촌이었고 우리나라는 IMF 위기였다. 경제지구촌에서는 경제행위의 필수조건인 사람, 상품, 자본, 정보가 국경을 초월하여 자유롭게 이동하며, 각국은 이를 적극적으로 조장·수용하는 국가경영전략을 취했다.

우리나라 역시 닫힌 한반도에서 열린 한반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이를 선도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었다. 이의 전략 중의 하나가 제주도를 세계인의 경제공간인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는 것이었다. 1962년부터 구상되어 왔던 개방화 전략이 현실화된 것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제주지역을 사람, 상품, 자본 그리고 정보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고 경제활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세계화 첨병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었다. 반면, 제주지역 차원에서는 대규모 투자유치와 개방화를 통해 제주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지역발전전략이다. 과거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변방과 유배지로서의 위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토지도 척박하여 농업이 성장하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섬은 폐쇄와 고립의 상징이 아니라 세계화시대의 개방과 교류의 거점으로서 국가의 개방화정책의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런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함에 있어 당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자본유치이다. 투자자본 유치는 각 나라의 중요한 과제임과 동시에 국제자유도시의 성공 열쇠였다. 그 당시 회자되었던 자본유치의 모범적 사례가 바로 미국 앨라배마 주의 현대자동차 공장 유치였다. 미국 앨라배마 주정부와 몽고메리시 당국은 주정부 예산으로 공장부지를 매입해 주고 공장건설비도 상당부문 부담해 주었다. 또 자동차 생산이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법인세를 유예하는 한편 도로건설비용도 지원했으며 공장안에까지 철도를 건설해 주기로 약속까지 했다. 몽고메리시도 공장앞길을 '현대대로'로 이름붙이는 한편 번지수도 한국과 같게 배려했으며 현대차 직원을 위한 전담 공무원도 파견했다.

이를 교훈삼아 제주도 역시 투자유치에 필요한 각종 세금감면, 행정절차의 간소화, 투자자의 생활여건 조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 중앙정부에 대한 힘든 투쟁이 있었다.이런 노력의 결과로, 선진국에 해당하는 1인당 GRDP 3만불시대에 근접하기도 했다. 소득 3만불시대는 단순히 경제적 부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선진화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삶의 질이 세계적으로 최상위에 도달해 있음을 상징하는 지표이다. 제주가 가능성의 섬에서 행복의 섬으로 바뀌는 것이다.

하지만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관광객의 급격한 감소로 제주경제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갈망했던 자본유치에 대해서도 그 절실함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제주에 투자한 자본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담을 넘어 철수를 강요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분위기가 제주를 바라보는 세계 경제인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계기를 제공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국제자유도시 추진으로 인한 환경 훼손, 유입인구 증가에 따른 각종 사회적 문제 등의 부정적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관리의 문제이지 국제자유도시라는 판을 엎을 정도인가에 대한 진정한 고민이 필요하다. 나폴레옹은 지도자란 희망을 파는 상인이라 했다. 제주지역의 정치인들이 도민들에게 희망을 팔기를 기대해 본다.

양덕순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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