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발생한 전 남편 살인사건으로 전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범죄행각이 너무도 엽기적이고 잔인한 탓이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다. 하지만 고씨가 살해 혐의를 시인하면서도 구체적인 살해 동기와 살해 방법, 공범 유무 등은 입을 열지않아 수사가 장기화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찰이 밝힌 고씨의 범죄수법은 끔찍하고 치밀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이미 범행 3일 전에 마트에서 범행에 쓸 흉기와 청소도구 등을 구입했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살인도구와 시신 유기 방법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우발적이었다는 고씨의 주장과 달리 사전에 계획된 범죄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훼손한 시신은 완도행 여객선과 경기도 김포 주거지 등에서 나눠 버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씨의 잔혹한 범행에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피해자 동생이 고씨의 사형을 청원한 청와대 게시판에는 10일 현재 8만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국민적 공분이 크다는 얘기지만 걱정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 피의자 신상 공개 이후 고씨의 가족들 신상정보까지 온라인상에서 무차별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고씨의 범죄는 결코 용서할 수 없지만 그 가족이 피해를 입지않도록 자제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을 두고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수사 초기 현장 보존도 안되고 펜션 인근 CCTV도 유가족이 직접 찾는 등 문제점이 많다며 피해자 지역주민들이 경찰서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상황에 맞게 수사가 진행됐다고 밝혔지만 아직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하면서 초기수사에 대한 비판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경찰은 남아있는 의혹이 없도록 사건 해결에 총력을 다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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