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더위도 심상찮을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극심한 가마솥더위는 없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었지만 지난 5월에 이미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으면서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결코 마음 놓을 수 없다. 올 여름을 어떻게 보낼지 벌써부터 걱정이 크다. 특히 컨테이너나 창고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살아가는 취약계층에게 다가오는 무더위는 건강과 안전에 큰 위협이다.

현재 제주시지역의 주거 취약계층은 29가구로 파악되고 있다. 컨테이너에 사는 경우가 20곳으로 가장 많았고, 8가구는 창고에 살고 있는가 하면 비닐하우스에 사는 가구도 1곳 있었다. 창문 하나 제대로 없는 무허가 시설에 환기나 위생 등 생활환경이 좋을 리 만무하다. 게다가 대부분 국민기초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근로능력이 없는 고령으로 돌보는 이도 없이 홀로 살고 있는 상황이라 폭염 등 재난·안전사고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물론 행정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기는 하다. 제주시는 2016년부터 SOS긴급지원단을 구성하고 공무원·지역주민 등이 취약계층과 연계해 냉온풍기 등을 전달하고 말벗도 하고 있다. 올해 역시 폭염 대비 물품을 지원하는 등 관리에 나섰다. 하지만 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들이 살고있는 주거시설 자체가 화재·자연재해 등에 취약한 구조인 것은 물론 전화 등 연락수단이 없는 가구도 있다. 어쩌다 한두번 방문만으로는 안전을 확인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전기세 걱정에 있는 냉방기도 제대로 쓰지못할 수도 있다. 

여름철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보다 촘촘하고 체계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 행정과 각 기관단체가 협력해 정기적인 소방·시설점검과 물품 지원 등은 물론 긴급 연락망을 갖추고 수시로 안전 확인에도 나서야 한다. 아울러 주변에 있는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도민들의 세심한 관심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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