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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포럼] 외국인 여행자가 제주올레를 걷더니...안은주 사단법인 제주올레 상임이사
안은주
입력 2019-06-13 (목) 12:42:05 | 승인 2019-06-13 (목) 18:07:37 | 최종수정 2019-06-13 (목) 18:07:37

지난 봄, 제주올레 26개 코스 425km를 모두 완주한 싱가포르인 탄씨가 사무국으로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 그는 3월13일 제주올레 7코스를 걷기 시작해 4월16일 16코스를 마지막으로 완주했다. 올레를 완주하기 위해 그는 한 달 이상 제주에 머물렀다. 탄씨는 제주올레를 걸으며 '산과 들 그리고 바다까지 모든 형태의 자연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큰 기쁨이었고,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놀라움을 멈출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오직 사람들이 길을 걸으며 자연을 즐길 수 있기만 바라면서 올레길을 잘 보존하는 제주올레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완주에 재도전하고 제주의 자연과 문화의 아름다움을 다시 느끼고 싶다고 했다. 

최근 들어 탄씨 같은 외국인 올레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싱가포르, 홍콩, 일본, 호주 등 가까운 나라에서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먼 유럽에서 일부러 걸으러 오는 올레꾼들까지 국적도 다양하다. (사)제주올레는 이런 흐름에 좀 더 속도를 낼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물 반(半), 고기 반(半)처럼 한국인 반, 외국인 반이 걷는 올레길'을 만들기 위해 해외 도보여행자들에게 올레를 알릴 방법을 여러 가지로 구상중이고, 가능한 방법부터 조금씩 해보고 있다. 

우선은 해외에 사는 교포들부터 제주를 걷게 하고 싶어 지난 3월 미국 내 여행업계 관계자와 미국 교포사회 내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해 2박3일 동안 제주올레 여행을 하게 했다. 2박3일 여행을 마친 그들은 하나같이 '제주는 여러 번 와봐서 다 알고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멋진 곳이 숨겨져 있다니 놀랍다. 걷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멋진 제주를 올레길에서 발견했다'며 올레길을 테마로 한 여행 상품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체가 아닌 개인이 여행 왔을 때도 올레길을 영어로 안내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졸랐다'. 

(사)제주올레는 2013년부터 매일 한 코스씩 길동무가 함께 걸어주는 '아카자봉 함께 걷기'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제주올레 아카데미를 수료한 이들의 모임인 '제주올레 아카데미 총동문회'에서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접대 걷기' 프로그램이다. 제주올레를 처음 걷거나 혼자 걷기 두려운 이들은 이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다. 앞에서 소개한 싱가포르인 완주자 탄씨도 이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하면서 완주까지 하게 됐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미국 여행사들의 제안을 놓고 고민하던 제주올레 사무국은 영어 가능한 제주올레 스탭들 중심으로 영어 길동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해보기로 했다. 지난 4월부터 매주 수요일 영어 가능한 사무국 스탭들이 제주올레 6코스에서 '영어 길동무와 올레길 걷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외국인 올레꾼 2~3명만 합류하더니 이제는 매주 10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합류한다. 외국인 올레꾼들은 제주올레 6코스를 걸으며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경험한다.

섶섬 앞바다 해녀 할망이 잡아온 소라와 문어 그리고 제주 전통 음료인 쉰다리도 맛보고, 송산동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게으른 우체통'에서 1년 뒤에 받아 볼 수 있는 엽서를 쓰기도 한다. 그들은 '이렇게 좋은 길을 좋은 친구들과 함께 걸어 좋고, 이렇게 훌륭한 가이드 걷기를 무료로, 그것도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해서 매우 놀랍고도 고맙다'고 말한다. 

제주 관광업계가 침체되어 여기저기서 우는 소리가 들리는 요즘, 여행객들을 감동시키는 작은 실천부터라도 해보면 어떨까. 제주에서 한 명의 여행자가 감동하면 10명의 여행자를 제주로 보내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으면서 말이다. 

안은주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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