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여)의 현 남편 A씨(37)가 아내 고씨를 검찰에 고소한 가운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유정에게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다"며 고소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14일 오후 제주시내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A씨는 "그동안 경찰에게 구두로 수사 확대를 요구하고 지난 12일에는 의견서도 제출했지만 충북 경찰을 믿을 수가 없었다"며 "변호인과 논의한 끝에 고소장을 내는 방식으로 수사 확대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질식사하기 전날 밤 고씨가 수면제를 투약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차를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저 같은 경우는 소방관이고 구급대원이다 보니 새벽 출동이 많아 잠귀가 밝다"며 "차를 마시고 바로 잔 것은 아니고 1시간 뒤에 잤고 그날은 빨리 잠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방에 있는 침대 사이즈가 퀸 사이즈 2개를 연결했기 때문에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질 수는 없다"며 "당시 아이를 봤을 때 얼굴 주변에 피가 묻어 있었으며 지금도 침대 매트리스에 피가 묻어있다"고 밝혔다.

숨진 아이가 발견될 당시를 묘사하는 부분에서 언론의 잘못된 보도 행태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A씨는 "아이 배에 다리를 올려놓고 있다는 관련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면서 "조사 당시 경찰이 종종 그런 경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그럴 수 있겠다 대답한 것이 전부"라고 피력했다.

이어 "당시 고씨가 아이가 오기 전부터 감기를 이유로 따로 자겠다고 수차례 이야기를 했다"며 "아이가 감기약을 먹을 정도로 감기 증세가 심한 것도 아니었다"고 당시 고씨의 행동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지금 원하는 것은 우리 아이의 정확한 사인을 아는 것"이라며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지금도 부끄러워서 아이에게 가지 못하고 있다. 아이에게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A씨의 아들이자 고씨의 의붓아들인 B군(6)은 제주도의 친할머니 집에서 지내다 지난 2월 28일 청주의 집으로 왔으며 3월 2일 오전 10시께 숨진 채 발견됐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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