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5일은 제3회 노인학대 예방의 날이다. 이 날은 노인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고 노인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유엔이 정한 '세계노인학대 인식의 날'에 맞춰 지정됐다. 이렇게 노인학대 예방의 날까지 지정해야 할 정도이고 보면 그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말해준다. 노인학대는 고령사회의 어두운 그늘이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학대받는 노인들도 늘고 있다. 

제주지역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학대받는 노인들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에 접수된 도내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2017년 216건, 2018년 277건에 이어 올들어서도 5월말 현재 135건에 이른다. 이 중 폭행이나 협박 등을 휘두른 혐의로 형사입건돼 검찰에 송치된 경우도 118명(구속 9명)이라고 한다. 

노인학대 대부분은 가정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주된 가해자가 가족이라는 말이니 더욱 씁쓸하다. 지난해 제주지역에서 노인학대로 검찰에 넘겨진 가해자 48명 중 72%가 아들과 딸, 손자, 손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배우자는 20%, 며느리나 친척 등은 8%였다. 이러다보니 피해노인들은 혹여 가족들에게 해를 입힐까봐 학대 사실을 밖으로 드러내거나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은폐되거나 장기간 반복될 우려도 크다. 

일생을 가족과 자녀를 위해 희생해온 노인들이 편안한 노후는커녕 학대받는 삶을 산다는 것은 너무도 서글픈 일이다. 노인학대는 개인이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범죄임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사람은 모두 노인이 되게 마련이다. 누구든 언젠가 노인학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노인학대 예방과 근절을 위한 전 사회적인 관심이 절실하다. 학대피해 노인들을 신속하고 적절히 구제할 수 있는 사회복지 안전망 확대도 서둘러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