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 4강신화의 주역 김종부씨(35)가 지도자로서 축구 인생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제주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눈길을 끌고 있다.

 4년째 부산 거제고 감독을 맡고 있는 김종부씨는 “선수 시절 전지훈련차 제주에 온 적은 있었지만 공식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제주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이번 춘계연맹전 기간동안 제주만의 독특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제주에서 열리는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 초청만 해준다면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밝혔다.

 10일 중동고와의 32강전에서 후반 종료직전 한 골을 허용,아깝게 패했지만 김씨는 “올해는 선수들 기량이 좋아 협회장배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86년 프로구단끼리의 힘겨루기 끝에 한국 축구사상 최대의 스카우트 파문에 휘말렸던 김씨는 대우 입단,포철 이적,대우 재입단 등 과정을 거치며 재기를 노렸으나 예전의 영광을 되찾지 못한 채 95년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했다.

 김씨는 “선수로서의 생활도 쉬운 것만은 아니었지만,지금은 감독으로서 학생들의 진학문제까지 떠맡아야 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일단 지도자로서의 길을 택한 만큼 유망 선수들을 많이 길러내 인정을 받는 게 목표”라는 김씨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실업 또는 프로팀을 맡아 가르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고려대 1학년 때 박종환사단의 핵심멤버로서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를 4강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김씨는 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도 한 골을 터뜨렸던 당시 상황을 회상하면서 “선수 시절 멕시코와는 묘하게도 인연이 많았던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홍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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