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NLL 침범 선제공격, 고속정 1척 침몰

29일 오전 10시25분께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3마일, 연평도 서쪽 14마일 부근에서 남북 해군간에 교전이 발생, 우리 해군 4명이 전사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19명이 부상하고 우리 고속정 1척이 침몰했다. 전사자와 부상자들은 군 구조헬기로 연평도에서 이날 오후 2시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북한측 경비정 1척도 수백 발의 사격을 받고 화염에 휩싸인 것으로 관측된 것으로 미루어 상당한 인명 및 함정 피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 오전 11시를 기해 전군에 경계강화령을 시달했으며 유엔사령부는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북측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이날 오후 6시 장성급 회담을 갖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국방부와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4분께 북한 경비정 2척이 각각 NLL을 넘어 서해 연평도 서쪽 14마일과 7마일 부근에 나타나 2대씩으로 구성된 우리 해군 고속정 편대가 각각 현장에 출동, ‘NLL을 넘었으니 빨리 북쪽으로 돌아가라’고 수 차례 경고방송을 했다.

그러나 북한 경비정 중 1척이 이에 응하지 않고 선제사격을 가해 우리 해군 고속정이 즉각 대응사격을 하는 등 25분간 간헐적인 교전이 이뤄졌다.

북 경비정의 선제사격으로 우리 고속정(PKM 참수리급) 1척이 조타실을 맞아 불이 났으며, 우리측 남은 고속정 1척이 즉각 대응사격에 나섰고 인근에 있던 고속정 1개 편대 2척, 초계함 2척이 증원돼 함포사격으로 응전했다.

이날 오전 10시43분께 북 경비정 1척에서 화염이 발생했으며, 북 경비정은 오전10시50분께 사격을 계속 가하면서 NLL을 넘어 북상했고, 10시56분 상황이 종료됐다.

남북 해군간에 교전이 벌어지기는 99년 연평해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교전으로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협력 분위기를 보였던 남북관계는 교전책임 문제를 둘러싸고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희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27명이 탑승한 우리 고속정 1척이 적의 제1격으로 조타실이 파괴됐으며, 지금으로서는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중요한 것은 적의 선제공격으로 우리에게 다수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며 그것은 적(의 공격)이 상당한 의도성을 가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번 북한의 도발행위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모든 책임이 북측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하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수립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교전상황이 벌어지자 조업 중이던 어선 150여척이 안전지역으로 급히 대피했다.

군 당국은 이날 교전상황을 보고 받은 뒤 곧바로 이상희 합참 작전본부장을 중심으로 위기조치반을 소집, 비상대응조치에 들어갔으며 정부는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NSC를 열어 정부 차원의 대응방안을 검토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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