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10년이라는 세월은 무언가가 새로이 변화하거나, 혹은 더욱 깊어지기 좋은 시간이다. 문태준 시인은 변하기보단 더 깊어지는 쪽을 택했다. 시인의 마음밭에 천천히 자라난 내밀한 언어들을 세심히 보살펴 키워낸 글들을 묶은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는 깊게 영근 시인의 시선과 언어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느릿하고 고집스러운 집념으로 세심히 보듬어 키워낸 그의 글들은 그 자체로 아늑하고 고요한 수행자의 처소와 같다. 번잡한 삶 한가운데 불어오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 같은 문장들 속에 머물며 독자들은 어느새 자신의 마음 안쪽을 가득 채운 밀도 높은 평온함을 느끼는 동시에 새로운 풍경들이 활짝 피어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숲·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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