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인근 유흥업소 즐비…전신주마다 성인 광고물도
등하굣길 업소 노출 절반 이상…이용 경험 전국 상회

제주지역 초등학교 주변 곳곳에 다양한 유흥업소가 들어서면서 청소년들이 유해환경에 노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18일 제주시 이도일도에 한 초등학교 인근에는 술집뿐만 아니라 단란주점, 숙박업소들이 즐비해 있었다.

또한 사행성 게임시설 등이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가 하면 야간에는 형형색색의 간판들로 인해 학교 주변인지 유흥가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제주시 삼도이동 인근 초등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유흥업소가 길게 늘어선 데다 학생들이 등하교시 이용하는 도로 곳곳 전신주마다 각종 불법성인 광고물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유해업소 등에 노출되면서 교육환경 침해는 물론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을 우려가 큰 상황이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지역 청소년의 등하굣길 업소가 노출된 수준은 '조금 있다' 38.7%, '매우 많다' 15.5% 등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유흥·단란주점 이용 경험의 경우 도내 청소년의 1.2%가 '이용한적 있다'고 응답하는 등 전국 평균 0.7% 보다 0.5%포인트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성인 인증을 위한 나이 확인을 묻는 질문에서는 88.7%가 '나이를 확인하지 않고 들어가게 했다'고 답했으며 '나이를 확인한 경우'는 11.3%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교 주변 유흥업소와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쾌적한 학습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씨(32·여)는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교육받고 자라날 학습권, 건강권, 교육환경권이 유흥·주취 문화에 희생되고 있다"며 "아이들은 동네의 모든 것을 보고 자라기 때문에 어른들이 책임지고 쾌적한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유흥업소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관계기관과 함께 단속과 홍보 등을 강화해 현장집행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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