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충격'을 못벗고 있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좀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한국관광공사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8%가 제주를 목적지로 택했다. 지난해 제주 방문 비중(7.1%)보다 0.9%포인트 증가한 것이지만 2017년 1분기(16.7%)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친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제주 방문 비중은 2015년 17.7%, 2016년 17.6% 등 서울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사드 보복에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지난해 1분기에는 인천(7.9%), 부산(13.4%), 경기(15.2%), 강원(15.5%)에 뒤처졌다. 올해도 서울(77.5%), 경기(13.4%), 부산(12.7%)에 크게 밀리면서 4위에 그쳤다. 중국에 매달렸던 제주 관광시장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문제는 이처럼 '사드 충격'에 휘청이면서도 외국인 관광시장의 중국 의존도가 여전했다. 올 1분기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은 15.4%였다. 과거 30%대까지 달했던데 비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지난해보다 11% 증가하면서 가장 많았다. 반면 중국에 이어 두번째 많은 말레이시아는 14.2%로 전년(24.2%)보다 10%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20.1%로 1위였던 베트남 관광객도 5.6%에 불과했다. 

'사드' 사태 이후 관광당국과 관계기관, 업계 등은 너나없이 해외시장 다변화에 목소리를 높였다. 특정 국가에 편중돼서는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과 경쟁력 강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 탓이다. 언제 다시 '사드' 때와 같은 사태가 반복될지 모른다. 외국인 관광시장이 '사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시장 회복도 물론 필요하다. 더불어 동남아시아와 일본, 유럽 등 폭넓은 외국인 관광객 유인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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