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계강화령 이틀째, 지휘부 철야대기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남북한 경비정간 서해교전 발생 이후 30일 비상 경계태세 강화령을 이틀째 유지하는 가운데 추가 도발 가능성 등에 대비,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위기조치반을 운영중인 합참은 감시태세인 ‘워치콘2’를 발령했던 1999년 연평해전 때와는 달리 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과 워치콘을 발령하지 않았지만 이상희 작전본부장 등 지휘부가 지하 벙커인 지휘통제실에서 철야하며 만일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새벽까지 집무실을 지키며 상황을 지켜본 김동신 국방장관은 김대중 대통령 방일 환송 행사에 참석한 뒤 곧바로 국방부로 돌아와 군지휘부로부터 경계태세 상황과 북한군의 동향을 보고 받는 등 비상 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김 장관 주재 회의에서 군의 후속 대응 방안과 ‘안이한 대응’ 비판 여론 등에 대한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남신 합참의장은 아침 일찍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방문, 부상 장병들과 유가족을 위로한 뒤 곧바로 집무실로 돌아와 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밤사이 상황보고를 받고 육·해군 전선에서 대북경계태세를 한층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교전 발생 해상 부근의 북쪽 해역에는 이날 아침부터 평소와 다름없이 북한 어선 30여척이 조업중이나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쪽으로 전진 배치되는 등의 특이 동향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합참은 전했다.

우리측에서는 교전 이후 중단된 서해 5도를 오가는 연안 여객선 운항이 이날 낮12시10분 재개됐지만 해당 해역에서 어선 조업은 여전히 금지되고 있다.

한편 교 전후 예인과정에서 침몰한 해군 경비정 1척의 인양과 실종자 수색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합참은 전날에 이어 작전사령부급 제대에서도 위기 조치반 운영을 유지하고 있고 전군의 지휘관과 참모들에게 정위치에서 근무할 것을 지시했다. 또 군단, 사단, 함대사령부, 비행단급 부대를 중심으로 육해공의 모든 전선에서 비상대기 경계 전력을 증강시켰다.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주한미군측은 리온 라포트 사령관 등 지휘부가 29일 오후 이남신 합참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측의 협조 요청에 대해 미군이 보유중인 정보수집 장비 등 전투전력을 최대한 활용,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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