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철 「오키나와의 화살표」

오승철 시인의 시집 「오키나와의 화살표」는 영혼이 들려주는, 간간이 흐느끼고 울부짖는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도다리 숙회를 앞에 놓고 소주처럼 맑고 짜릿한 시인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소주를 좋아하지 않는다. 알코올보다 더 알코올 향을 풍기는, 숙취가 오래가는 시가 담겨있는 것이 이번 시집의 특징이다.

저자는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침묵을 꺼낸다. 누군가는 묻어버리고 싶고, 굳이 꺼내고 싶지 않은, 무덤 속 침묵이다. 잠들어 있는 침묵을 깨뜨려 파열에 들게 한다. 그를 통해 세상 밖으로 드러내길 간절히 원하는 혼이 불러주는 소리다. 사무치듯 흐느끼는 울음들이 저마다 침묵을 깨고 또 다른 침묵 속으로 걸어가 고요해지는 순간을 느끼게 될 것이다. 황금알·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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