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빅토리아가에 위치한 영국계 학교 웨스트 아일랜드 스쿨. 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지난 88년 홍콩 내 한인들에 의해 설립된 홍콩한국국제학교(Korean International School)가 93년 홍콩정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한국인들의 국제교육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한인국제학교에는 다른 외국인학교에 비해 비교적 학비가 저렴하고 홍콩에 불어닥친 교육열 탓에 학생들이 계속 몰리고 있어 한인국제교육센터로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한인국제학교에는 초·중·고교 과정이 통합운영 되고 있으며 한국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현지실정과 학습수요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교육과정 운영으로 실질적이고 질 높은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업은 한국어, 국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가르칠 뿐만 아니라 한국사를 비롯, 한국 문화 등 국적 위주의 교육을 실시해 정체성과 교육의 국제성을 견지하고 있다.

 학생들은 모두 74명. 이 가운데는 초등학생이 54명으로 가장 많고 한국교민과 상사주재원 자녀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교사는 23명, 정부파견교사와 현지채용교사 5명 등으로 담임제와 교과전담 교사를 두고 있다.

 초등과정은 제7차 교육과정을 기본으로 홍콩실정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41주, 주 5일, 하루 8시간, 35분 단위 수업으로 컴퓨터, 음악, 미술은 교과전담교사가 체육, 영어와 중국표준어인 만다린어 등 외국어는 현지채용교사가 담당하고 있다.

 영어시간은 주당 10시간이며 전학년을 수준별 능력에 따라 4개의 등급으로 나눠 책읽기와 쓰기를 집중교육하고 있다.

 중등부 과정도 마찬가지, 한국 교육과정을 근간으로 특기적성 과목에 한해 외국인 현지교사를 채용하며, 충분한 수업시수를 확보하고 있다.

 최길시 교장은 “전교생이 70여명이어서 학생들끼리 인간적인 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작은 학교’”라며 “교사가 학생의 능력과 적성에 맞게 개별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국제학교가 재외한국인을 위한 교육기관이라면 홍콩 빅토리아가에 위치한 영국계 웨스트아일랜드 스쿨(West Island School)은 철저한 영국식 교육방법을 지키고 있다.

 이 학교는 학생의 국적분포만 봐도 국제학교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중학과정에는 영국·미국·호주·일본·네덜란드·인도 등 45개국 출신 학생들이 있고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한다. 11세부터 7년 간 우리나라 중·고교에 해당하는 중등학교과정이 개설돼 있다.

 사립학교여서 영국인을 제외한 외국인들은 부모가 현지거주민이거나 상사 주재원이 아니면 학교를 다닐 수 없다. 중등학교 과정이 끝나면 졸업시험(GCSE)을 치른 뒤 2년 간 우리나라 대입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GCE A―Level 시험을 준비해 18세에 대학에 진학한다.

 중등학교 1∼3학년생과 GCSE를 준비하는 4학년이 되면 수학·심리학·경영학·과학·지리·역사 등의 과목이 추가되지만 GCE A―Level 시험을 준비하는 학년이 되면 영어·수학·과학 등 필수 과목을 제외하고 원하는 과목만 공부하면 된다. GCSE도 5∼7개 과목만 골라 치르며 A―Level도 전공과 관련된 3과목만 준비하면 된다. 따라서 모든 과목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하루 1시간 이상 체육을 할 정도로 체력을 중요시한다. 승마·테니스·스쿼시·럭비·요트 등 원하는 운동을 무엇이든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중등부 13학년인 폴 장(18)은 “처음 학교에 입학하면 다른 나라 학생들간에 서로 지켜야 할 에티켓을 배우는 게 가장 중요한 ‘비공식 과목’중 하나”라면서 “학생들은 몸으로 부대끼며 외국인 친구와 어울리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학교가 인상적인 것은 시설 때문만은 아니다. 교육정보화의 중요한 면모를 보여주는 컴퓨터의 다각적 활용과 학생을 배움의 주체로 하는 교과활동과 교수방법 때문이다.

 9학년(우리의 중 3에 해당)의 「영어I」과목이 바로 그런 예. ‘연구방법’과 ‘글쓰기’에 초점을 두고 학생이 참여하는 과제중심으로 운영되는 코스다.

 브라이언 드라이버 교장은 “학생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파악해 인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며 “교사와 학생이 서로 인간적인 교감을 느낄 수 있어야 교육 본연의 목표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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