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뮤지컬 만덕 제13회 대구뮤지컬페스티벌 특별초청 22.23일 수성아트피아 무대
여성 타이틀 롤, 서사적 구성, 제주색 등 대구 관객 공감...속도감 있는 전개.성장 기대 모아

제주 섬땅을 벗어나는 것이 평생 소원이었던 '만덕'의 바람이 뮤지컬을 타고 대구에 닿았다.

제주시 창작 뮤지컬 '만덕'(연출 김덕남, 제작 미소)이 21일 개막한 제13회 대구뮤지컬페스티벌(~7월 8일, 이하 DIMF)에 특별초청작으로 22일과 23일 이틀간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대를 채웠다.

조선시대에 사재를 털어 제주 백성을 구휼했던 제주여인 김만덕의 생애를 다룬 이 작품은 2017년부터 4년간 총 28억원을 투입할 예정의 주기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탄생했다.

지난해 1월과 10월 제주아트센터에서 잇따라 공연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특별 공연 리스트에 오른 대구시와 DIMF가 공동 제작한 '투란도트', 대구문화재단 집중기획지원작인 '이중섭의 메모리'와 견줘  여성 타이틀 롤, 서사적 구성 등 대중성이라는 뮤지컬 특성에서 밀릴 수 있겠다는 판단은 기우였다. 

제주 공연에서 우려했던 긴 러닝 타임은 짜임새를 더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특별초청작 중 가장 적은 3회 공연의 아쉬움 역시 유료관객 75%라는 결과로 만회했다.

남편과 같이 왔다는 이영숙씨(68·대구 수성구 지금로)는 "뮤지컬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며 "'살아야 사람이지'하는 대사가 잊혀지지 않는다. 기회가 있으면 또 보고 싶다"고 만족해 했다.

섬이란 환경적 특성과 조선조 진상 부담, 유독 여성에게 가혹했던 출륙금지령 등 제약 요인 속에서도 바다 건너라는 희망과 나눔, 박애로 점철된 삶을 일군 '제주성'이 통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일부 관객은 눈물을 훔치거나 큰 환호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운명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지만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 뜻을 이뤄낸 '만덕'에 공감했다. 인터미션 동안 공연과 출연배우에 대한 내용을 검색하는 모습도 흔했다. 공연 후 포스터와 전시소개가 조기에 동이났는가 하면 '바람이 분다' 등 공연음악을 구하고 싶다는 문의도 이어졌다.

세 번의 공연에 모두 출석하며 단독 주연을 맡은 오소연 배우의 열정과 중견 남경주 배우의 원숙함이 균형을 이룬 점 역시 관객 호응으로 이어졌다.

배성혁 DIMF집행위원장은 "초연부터 봤다. 이번 대구 공연은 전체 구성이나 완성도에 있어 눈에 띄게 성장했다"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제주시와 미소는 내년 서울 공연을 계획하는 등 '만덕'의 팔도유람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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