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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포럼]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사(ADPi) 보고서 검토양성창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소장·논설위원
양성창
입력 2019-06-24 (월) 19:29:59 | 승인 2019-06-24 (월) 19:31:52 | 최종수정 2019-06-24 (월) 19:31:52

제2공항 사전타당성 조사용역과정 중 하청을 주었던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사(ADPi) 용역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여러 항목이 있지만 한정된 지면으로 항공기 흐름과 보조활주로 활용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해당 내용을 쉽게 풀어쓴다고 했지만 필자도 어렵다.

이 보고서는 전반부에 항공로에서 원활한 항공기 흐름을 위해 군사작전구역 조정과 독립평행항로를 설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항로에서 항공기 흐름이 제주공항 수용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 것 같다. 그러나 항로에서는 항공기들이 밀리지 않고 있다. 세계에서도 가장 복잡한 서울-제주 간 항로는 2012년 평행항로를 개설하여 한쪽 방향은 올라가고 다른 방향은 내려오고 있다.

핸드폰 앱으로 'Flightradar 24'를 검색해 보면 실시간으로 전세계 항공기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제주지역 상공까지는 잘 도착하고 있으며 착륙 차례를 기다리며 공중에 대기하고 있을 뿐이다. 이미 잘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을 왜 제안했을까.

용량부족 해소를 위해 교차활주로를 공동운영하면 수용력을 늘릴 수 있다고 권하고 있다. 뉴욕 라과디아 공항 교차시스템이 비교할 만한 사례라고 했다. 라과디아 공항은 어떤 공항일까. 직각의 교차활주로로서 길이는 2135m로 같고, 2개의 활주로 4방위 진입, 출입로는 제한없이 이·착륙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는 국내선 전용공항이다.

제주공항은 보조활주로 남쪽 시가지 쪽이 지형과 건물로 장애를 받고 있다. 이 활주로를 계획했던 1960년대 말에는 계기 접근과 도시발전을 고려하지 못했고, 그 후 실제 운영에 문제가 있어 1982년 주활주로를 새로 건설한 이후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이런 시설 차이가 있음에도 가능한 사례로 인용한 것 자체가 논리의 비약이다. 

보조활주로 남쪽 장애물을 고려했는지, 바다로 착륙(13방향)하고 바다로 이륙(31방향)하면 수용력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풍향에 따라 달라지는 항공기 이·착륙 방향에서 바다로 내리면 반대인 바다로 이륙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뒷바람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활주로 길이를 1900m로 검토한 것 같으나, 그것은 바다로 이륙할 때뿐이고 바다에서 착륙할 때는 이설말단으로 1489m내에서 착륙이 이루어져야 한다. 복행통로 확보 등 설명이 간단치 않아  여기서는 생략한다. 이 짧은 거리로는 일반여객기 착륙이 어렵고, 바로 옆의 주활주로 길이는 3180m인데, 이런 2개의 활주로를 공동운영할 수는 없다.

보조활주로는 국제규격에도 미달된다.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잔디밭을 착륙대라 하는데 국제기준은 계기용 폭 300m이나 보조활주로는 최소인 폭 150m로 시설되어 있다. 또 활주로 이전과 이후에 안전을 도모하는 말단 안전지역도 기준에 모자라다. 

국토부는 이런 활주로의 열악성 때문에 항공기 성능상의 문제와 승객의 안전 등을 고려하여 겨울철 강풍 등 특별한 경우 조종사의 요구 외에는 민간여객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조종사도 이런 불리한 조건에서 이·착륙하려고 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다는 용역사의 제안으로서는 아쉬움이 크다.

우리나라 정부의 항공수준은 용역사보다 훨씬 높다. 세계적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 이사국이며 기구 내 항행위원회를 주도하고 있다. 필자가 보아도 안전하지 않고 가능하지 않는 제안을 채택할 리가 없다. 권고한 방식으로 운영하다가 항공기 사고가 난다면 연구자나 여론을 형성하는 집단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채택한 정부가 지게 된다, 비전문가들의 공론화도 책임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것은 조종사와 승객의 생명과 직결되는 일이다. 수용력 증대는 안전한 공항을 전제로 해야 한다.

 


양성창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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