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스토리/ 20여년 나눔 실천 김봉상 ㈜진산 대표

1995년부터 어린이재단 통해 소외아동 지원, 양로원 용돈·난방비도
"나눔은 받은만큼 돌려주는 것"…방글라데시·캄보디아에선 식수 지원

"주변 분들의 큰 도움이 있었기에 제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눔이란 제가 받은걸 돌려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를 넘어 제3세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의 온기를 전하고 있는 김봉상 ㈜진산 대표(72)의 나눔 실천에 대한 철학이다.

그의 고향은 부산이다. 1988년 제주광천수 공사 현장소장으로 제주와 인연을 맺은 뒤 1992년 본격적으로 정착해 ㈜진산 기업을 창업했다. 

제주와 아무런 연고가 없던 김 대표가 사업 초창기 자리를 잡기까지 어려움은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고, 사업이 안정권에 든 지금은 그 도움에 보답하고자 나눔을 시작했다.

또 하나 영향을 미친 것은 유년시절의 경험이었다.

김 대표는 "아버지는 공무원생활을 하며 6남매를 키우셨는데 당시 공무원의 월급은 지금과 다르게 많이 박봉이었다"며 "약간 창피하지만 초등학교 시절 육성회비를 못 내 점심시간에 집으로 쫓겨났던 기억도 난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그의 아버지는 베풂에 인색하지 않았다. 

동사무소 뒤 관사에 있었던 집에는 많은 노숙자들이 찾아와 구걸을 하거나 차비가 없다며 빌려가곤 했는데, 아버지는 밥상을 차려 함께 식사를 하고 차비를 제공하는 등 절대 그냥 돌려보내는 법이 없었다.

김 대표는 "당시에는 정말 이해되지 않았다. 우리 식구도 넉넉하지 못한데 다른 사람을 챙기는 아버지의 모습에 '절대 공무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할 정도였다"며 "지금은 그런 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웠던 유년시절을 생각하며 1995년 오라동사무소를 찾아가 어려운 환경에 생활하는 어린이들을 찾았다. 직원의 소개로 '한국복지재단'(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인연을 맺고 현재까지 매달 20만원의 정기후원을 지속하고 있다.

오라초등학교를 찾아가 결식 어린이들을 위한 급식비도 선뜻 지원하고 있다.

김 대표는 "매년 결연아동에게 오는 감사 편지를 받아볼 때,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정말 뿌듯하다"며 "우리 주변에는 소외된 아이들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나눔을 실천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1995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명절이 되면 제주양로원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용돈을 전달해 드리고 겨울철에는 난방비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용돈이 궁했던 어린 시절 가장 즐거웠던 세뱃돈의 추억을 떠올리며 시작한 것이 벌써 수십년째다.

한편 김 대표는 사업을 하며 쌓은 경험으로 제3세계의 물 부족·식수위생지원 사업에도 관심을 쏟아왔다. 2017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방글라데시에 1억원을 후원해 해당지역 11개 학교에 식수 및 화장실 개보수 공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올해는 캄보디아에 우물·화장실 건축 지원에 1억원을 후원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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