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정치부차장
6·25전쟁은 한 민족을 반으로 갈라놓은 우리의 아픈 역사다. 1953년 7월 '한국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에 의해 중단됐지만, 전쟁으로 인해 부모 형제를 잃은 그 아픔은 66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하루하루 기록되는 대한민국의 역사, 지난달 30일 한반도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대통령,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날 일정에 DMZ방문을 포함시켰다.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예정된 것 아니냐는 추측은 사실화 됐고, 예정된 만남이 아닌 '트위터 외교'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DMZ 만남을 제안, 이를 수용한 김 위원장에 "급진적으로 추진된 만남 제안에 신속하게 대응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렇게 이날 남·북·미 세 정상의 만남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역사와 세계사를 기록하며 한반도 평화진전에 첫 발을 내딛었다.
특히 4·27 판문점 선언 당시 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장면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그대로 재현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땅을 밟은 역대 첫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김 위원장은 "분계선을 넘은 데는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다른 용단"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양 정상의 이벤트성 만남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상 간 회담으로 1시간 가량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2~3주간 북한과 미국은 3차 북·미대화를 위한 실무 협상에 나설것이라며 긍정적인 결과를 내놨다. 문 대통령은 "이번 판문점 만남은 북·미 양 정상을 위한 자리"라며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자리를 양보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역할론'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때에도, 양 정상이 수위를 높여 서로를 비난할 때도 문 대통령은 얽힌 실타래 어느 한쪽을 자르지 않고 풀어나갔다.
문 대통령과 양 정상 간 신뢰로 만들어진 이 자리, 북·미대화 재개를 앞둔 지금이야말로 한반도 주인으로서 역할을 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