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 / 공연기획자 / 논설위원

제주의 문화예술분야 공연시장은 2013년부터 도외 이주민의 유입인구가 급속하게 확대되면서부터 눈에 띄게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2014년부터는 매해 1만명 이상이 유입되면서 실내 콘서트공연과 클래식 중심의 공연문화가 야외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버스킹, 미니콘서트, 무용, 춤 등의 다원예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즈음 도내 공립 문예회관에서도 전문공연기획자가 채용되면서 연극, 오페라, 뮤지컬, 융복합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으로 확대되었고, 이러한 변화는 중앙정부의 문화부 자료(2017 문예연감)에서도 확인되었다.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문화예술 활동 건수가 전국평균이 66.4회인데 제주는 133회이고 부산 74회, 대구 87회, 광주 87회, 대전 66회, 서울이 124회였다.

그동안 제주의 대규모 공연 활동은 민간기획사 중심으로 대형 공연장에서 대중가수 콘서트로 고가의 입장료로 진행되면서 시민들의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는 공립공연장이 점차 전문화되면서 서울, 대구, 부산 등의 대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공연들이 제주에서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난 5월 개최된 조수미 제주콘서트는 방송 스팟트 광고 없이 홈페이지 온라인으로만 판매되었으나 티켓 오픈 1시간 만에 전석 매진되었고, 작년 하반기에 개최된 뉴욕필하모닉 스트링콰르텟, 러시아 모스크바발레단 초청공연, 올 초에 개최된 비엔나필하모닉앙상블 신년음악회 등도 모두 매진사례를 기록하였는데 그 중심에는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및 밴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홍보와 유관기관 점조직 홍보마케팅 및 지역 예술가들과의 협업 노력이 있었으며, 이러한 노력은 기대 이상의 성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겨울 서울예술의전당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과 세종문화회관의 발레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오케스트라 내한공연-돈키호테'의 R석 입장료는 40만원과 28만원이었지만 전석 매진이었다.

티켓 금액이 싸면 많은 관객, 비싸면 적은 관객이라는 단순 논리는 공연시장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해석의 차이는 있으나 오히려 고품격의 수준 높고 비싼 티켓의 공연일수록 매진될 확률이 높다. 이러한 이론은 이미 120년 전 미국의 경제학자인 베블린(Thorstein Veblen(1857∼1929)의 저서 「유한계급론(1899)」에서도 다룬 바 있다. 

특히, 문화예술분야에서는 고급 취향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략적 방법인 베블렌 효과(Veblen Effect)를 마케팅이나 광고에 적용하여 문화예술의 고급화와 차별화를 통해 고가 정책을 표방하기도 한다.

문화정책 및 문화예술 분야의 목표는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현장 중심의 예술경영이 되어야 하고 이는 이미 국내외 대도시의 문화공간과 예술단체에서 전문적이고 핵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예술경영의 1차 핵심과제는 감동있는 공연기획 및 제작이고 그다음은 보다 많은 관객 유치와 만족도 향상이다. 
단체나 문화공간의 기획자나 운영자의 목표도 여기에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홍보마케팅과 펀딩 및 버젯(budget)은 필수조건으로 생산자인 예술가도 중요하지만 최고 핵심과제는 소비자인 관객이다. 

따라서, 예술기획의 생각(Concept)이나 진행(Performance), 홍보마케팅의 목표는 좋은 관객모객 중심으로 집중(Focusing)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온라인·오프라인 홍보, 유관기관(단체)을 통한 점조직 홍보는 기본이고 필수이다. 

특히, 노이즈마케팅과 베블렌 이론 등의 전략적 홍보마케팅 기법을 포함한 소비자 행동론 분야는 문화예술기관의 운영자와 기획자들이 반드시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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