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개월간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며 월드컵4강 신화를 이룩해낸 거스 히딩크 감독은 앞으로도 한국의 유망주 육성에 기여하고싶다는 뜻을 밝혔다.

3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이전 2개 클럽이 감독 또는 클럽 매니저 등을 내 걸고 영입의사를 타진해 왔는데 일단 에인트호벤과 논의할 것"이라며 에인트호벤으로 마음이 기울었음을 시사했다.

히딩크 감독은 "클럽측과 논의한 조건의 하나는 내가 한국축구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끔 재량권을 보장한다는 것"이라며 "에인트호벤과의 계약이 성사된다면 나는 한국축구와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은 구체적인 방법으로 "한국의 젊은 유망주들을 유럽으로 데려가 경험을 쌓게 할 생각인데, 이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대한축구협회도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감독으로 취임할 팀에서 한국선수를 스카우트해 지도하거나, 다른 팀으로의 진출을 돕는 등의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히딩크 감독은 이어 "대한축구협회에 내 철학과 생각, 전략 등을 이야기해 줬다"며 일단 계약연장 제안을 고사했다는 뜻을 암시한 뒤 "후임자는 좀 더 안정된 기반 위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팬들의 따뜻한 환경 속에서 일했다"고 지난 18개월을 회상한 히딩크 감독은"이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며 열렬한 성원을 보내준 한국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 "2004년 올림픽 등을 통해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고 2006년 월드컵에서 주축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한국언론에 부탁한 뒤 "현실을 직시하는 가운데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서 더 먼 곳을 바라보는 시야가 필요하다"는 자신의 축구철학을 거듭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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