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막이 시설, 형식적 설치에 급급…파손도 잇따라
실제 사고 사례도…"시설 확충 등 정비사업 시급"

제주지역 항·포구에서 차량 추락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시설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제주시 조천포구에는 탁 트인 바다 경치를 즐기려는 주민 및 관광객과 낚시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포구를 찾은 관광객과 낚시객들은 저마다 차량을 몰고 와 포구 근처에 주차를 하는 상황이 이어졌지만 차량 추락사고 위험을 알리는 안내판은 전무했다.

특히 차량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차막이 시설은 일부 조성돼 있었지만 높이는 10cm 가량으로 형식적인 설치에만 급급한 모습이었다.

제주시 한림포구 역시 차막이 시설은 여기저기 파손된 채 방치돼 있는가하면 차량 출입을 막는 볼라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처럼 도내 항·포구에 차량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 관리가 부실하면서 실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4월 11일 오후 8시11분께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포구에서 승용차가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고모씨(35)가 숨졌다.

앞서 2월 12일 오전 12시22분께에는 서귀포항 유람선 선착장 인근에서 SUV 차량이 바다로 추락해 운전자 정모씨(54)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내 항·포구 전수조사 등을 통해 안전시설 보수보강 등 어항 정비사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주본부 관계자는 "일부 항·포구에 시설된 연석의 높이가 너무 낮아 차량이 그대로 통과해 추락할 위험이 있다"며 "차막이 시설의 높이를 높이는 것은 물론 차량 진입을 막는 볼라드 확충 등 추락 방지를 위한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항·포구에서 발생한 차량 추락사고는 지난 2016년 7건, 2017년 12건, 지난해 6건 등 모두 25건에 이른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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