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 첫날 일선 학교 표정

제주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처우 개선 요구 총파업
일부 학교 빵·도시락 등 대체...3개교는 단축수업도
"학생 건강위해 급식 이뤄져야...장기화때 대책 필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과 기본급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제주지역 73개 학교의 급식이 중단됐다.

급식중단 첫날인 3일 제주시내 A초등학교의 점심시간, 학생들로 가득차야 할 급식실은 불이 꺼진채 텅 비어있고 학생들은 교실에서 책상을 돌려놓고 마주앉아 도시락을 먹었다. 

각반 학부모회는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여분의 도시락을 준비했다. 덕분에 점심을 굶는 학생은 보이지 않았다.

평소 점심에 먹던 급식이 그립다는 학생도 있고 어머니가 준비해준 도시락이 맛있다며 서로 반찬을 나눠먹는 모습도 보였다.

A학교 2학년 김모양(8)은 "급식소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이 파업 때문에 도시락을 싸고 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직장 생활하는 어머니가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힘들어했다. 다시 급식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교사들은 학교현장에서 수많은 학생들의 급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걱정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담임교사는 "한참 성장기인 학생들이 빵이나 도시락 등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상황이 발생해 학부모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별도의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날 제주지역 공립학교 172개교중 총 73개교(42.4%) 급식이 중단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48개교와 중학교 20개교, 고등학교 4개교, 특수학교 1개교다. 이중 12개교는 도시락 지참, 57개교는 빵·우유로 급식을 대체했으며 3개교는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나머지 1개교는 현장학습을 실시해 급식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오전 595명이 참여한 제주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도교육청 앞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총파업대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 근속수당 인상 등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집회에 나섰다.

이들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전 직종의 기본급을 6.24% 이상 인상하고 정규직대비 근속수당 차별 해소, 정기상여금과 명절 휴가비 등 복리후생 처우 차별해소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이번 파업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비정규직 차별, 고용불안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투쟁"이라며 "학교를 비우게 돼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이는 단지 우리 자신만을 위한 투쟁이 아닌 우리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는 노동자로 살게 하기 위한 투자이기에 당당히 총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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