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언 한국마약범죄 제주지회장 / 중독전문가

6월 26일은 1987년 12월 유엔총회에서 지정한 세계마약퇴치의 날이다.
전 세계적으로 마약류를 비롯한 약물남용의 폐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국제연합(UN)은 1987년 이래 매년 6월 26일을 '세계마약퇴치의 날'로 정해 불법 마약류의 사용 및 유통을 근절하고 마약류 중독자의 치료재활을 돕기 위해 힘쓰고 있다.

세계적으로 약 5000억불 규모의 마약이 거래되고 있고 마약류 남용 인구 또한 2억여명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이후 매년 1만 명을 넘어 서고 있다.
현재 UN이 정하고 있는 '마약 청정국'의 기준은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 20명 미만이다.

한국의 경우 2016년 적발된 마약사범 수가 1만4000명으로 청정국 기준 1만2000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마약청정국' 지위를 잃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검거되지 않은 마약사범이 검거된 수의 20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마약문제는 그리 중요한 사회문제가 아니어서 '마약청정국'이라고 자부해 왔다.

그러나 최근 강남 버닝썬 클럽에서 발생한 마약사건, 연예인과 재벌 3세 등의 마약류 투약 사건 등 마약범죄 관련  문제가 주요 언론에 거의 매일 등장하면서 더이상 한국은 마약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예인 마약사건들이 우리들에게 더욱 충격을 주는 이유는 사회 영향력이 크고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할 사람들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다.

연예인 마약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데에는 물질만능주의, 상업화, 가족해체, 쾌락추구 등 우리사회의 병리적 문제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더 염려스러운 점은 아직 가치관이 명확하지 않은 청소년들이 우상인 연예인들을 모방하여 마약류 사용이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 마약류 문제가 주요 언론에 거의 매일 등장하면서 마약류 사용에 대한 죄의식 상실,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의 접근용이 등 일반인들도 더 쉽게 마약류에 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약류가 확산된다면 사회·경제적 문제와 마약류로 인한 직접적인 건강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에이즈 감염, B형·C형 간염 등 전염성 질환도 급증할 수 있다.

마약을 복용하는 자신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마약류 오·남용으로 인한 근로 의욕의 상실은 국가 사회를 황폐화할 위험이 있다.

마약류에 중독 될수록 마약류 이외의 범죄,  특히 마약류 구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절도 및 강도와 처방전 위조 등 부수적인 범죄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있으며 강간이나 폭행, 떼강도 등 환각상태를 이용한 집단범죄까지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약류의 유입 확산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는 이유는 그것을 방치할 경우 투약자 개인의 파멸은 물론이고 사회 전체가 불안과 공포의 도가니로 변하여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 국가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인류 전체가 공멸하는 최악의 상황이 야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약류 및 약물 남용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한 그늘인 마약의 고통 속에서 하루에도 수없이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우리 모두가 희망의 끈이 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마약 없는 밝은 사회는 특정한 사람만이 권리나 의무가 아닌 국민 모두의 권리이며 의무이다.
매년 6월 26일 '세계마약퇴치의 날'을  기억하며 국민모두가 마약류 퇴치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집결해 우리사회가 '마약 없는 건강한 사회 '로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모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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