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유진 제주신광초등학교 4학년

길을 걷다 어떤 아저씨가 할머니께 혼나는 모습을 보았다. 그 상황을 보고 엄마께 "어른도 어른들에게 혼나"라고 물어봤다. 그날 처음으로 어른들도 누군가에게 혼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엄마께 혼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일곱 살 때 식탁 위에 놓인 돈을 몰래 가져갔고, 그 후 가져가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날 엄마께 엄청 혼이 나서 그 후에는 잘못하기 싫었다.

그런데 나는 또 다른 잘못을 해서 부모님께 혼이 났다. 이럴 때면 혼나고 싶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부모님께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았다.

거짓말은 들통이 났고 또다시 부모님께 혼이 났다. 엄마는 "잘못해도 좋으니 거짓말만 하지 마라"고 하셨지만 잘되지 않아 나에게도 화가 났다. 

그래서 잘못을 할 때면 집에 들어가기 싫었다.
얼마 전 "어느 정도의 훈육과 체벌이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라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선생님의 질문을 받고 혼내는 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했을 때 체벌은 마음에 큰 상처를 준다. 혼나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어른들도 혼나는 것이 무섭고 싫으면서 내 마음을 몰라 주는 것 같아 슬픈 마음이다. 지금도 이것 때문에 고통받는 친구들이 있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어리면 맞아야 한다는 어른들의 편견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어린이들이 잘못했을 때 어른들이 혼내기보다는 잘못한 것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 주면 좋겠다. 또 응원해주면 좋겠다. 굳이 때리기보다는 말로 설명하면 마음이 아프지 않을 것 같다. 잘하고 싶은 마음도 크고 부모님에 대한 사랑도 크지만 혼나는 게 무서운 어린이의 마음을 어른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