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의원

원도심에 관해 행정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도시재생이다. 침체한 지역을 다시 활력 넘치게 하자는 것으로 그 목표에는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내용이다. 

원도심은 지금의 도시를 만든 원천이며, 사람들이 성장하게 된 역사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도심의 확장과 주요한 기반시설들이 외곽으로 빠져나가면서, 원도심 지역은 사람들의 활기가 떨어져가고 있다. 도시라는 것이 성장과 쇠퇴 그리고 재생이라는 순환고리를 생각하면,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의 원도심들이 재생에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과제일 것이다.

문제는 도시재생의 방법에 있다. 원도심은 지역 주민들에게 나름의 역사와 편리를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를 통한 생활의 작은 기반을 제공해준다. 그런데 최근의 원도심 재생은 개발처럼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주거를 위협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 도시재생 관계자들은 재생을 주변 환경을 새것으로 만들고, 사람들을 끌어 모으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사람들이 많이 오면 돈도 벌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를 한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모든 것이 새 것으로 변하고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이 도시재생이냐는 것이다. 

얼마전 국내 연수차 원도심 재생의 가장 성공사례로 홍보되고 있는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느낀 점은 과연 이것이 도시재생인가의 의문이다. 

개인적인 공간에 관광객이 모여들고, 내 생활과 주거지가 관광객에게 공개되는 것이 과연 성공적인 도시재생인가? 

주거중심 지역을 도시재생의 명목으로 관광지화 시키는 것이 맞는가? 이곳 주민들은 이전보다 편리하고 삶의 질이 높은 생활을 하고 있는가? 주거환경은 정말 개선이 된 것인가?

문화해설사로 이곳에서 일자리를 얻은 분들이 있고, 관광객을 위한 상가 및 편의시설, 이전에는 없던 많은 관광객이 있다. 그러나 이곳의 변화가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하는 주거의 공간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답은 주민과 관광객 어느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었다. 

원도심 재생은 주민의 편리와 복리 그리고 삶의 질이 개선돼, 내가 살고 싶은 곳이 돼야 하는 것이다. 

과하지만 주민소통과 주민참여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이것이다. 

주민 없는 도시재생은 그나마 있는 주민들을 어렵게 만들고 원도심 자체의 정체성마저 사라지게 할 것이다. 원도심 재생의 기본이 주민이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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