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장 직권 상정 조례안 부결 후 '시일야 방성대곡' 발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자율 투표 따른 의견 무시"내홍 심화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최근 발언한 '시일야 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두고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김 의장의 리더십 부재, 정치력 실종으로 혼란상을 수습하기는커녕 부채질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태석 의장은 지난 11일 열린 제375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본인이 직권 상정한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 조례 개정안'이 표결 끝에 부결되자 '시일야방성대곡'이라는 말 한마디로 이날 폐회사를 대신했다.

'시일야 방성대곡'은 1905년 11월 20일자 '황성신문(皇城新聞)'에 게재된 장지연의 논설로 '이 날에 목 놓아 통곡한다'며 을사조약의 굴욕적인 내용을 폭로하고 체결하는데 앞장섰던 을사오적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의장은 이 말을 빗대 조례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같은 당 의원들을 비난한 것이다.

이에 제주도의회는 '발칵' 뒤집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의원들마다 나름대로의 의견과 입장이 있는데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들이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율 투표에 맡긴 안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의장이 지난 5월 임시회에서 조례안 상정을 보류한 후 이견 조율과 공감대 형성 없이 이번 임시회 본회의에 직권 상정하면서 오히려 갈등만 부추겼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이번 부결된 조례안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고 도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린 것"이라며 "특히 찬반 입장 모두 존중해야 하는 의장이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동료 의원들을 마치 매국노와 비교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김 의장이 사전 공감대 형성 없이 본회의에 직권으로 상정하면서 논란을 만들었다"며 "자신의 책임을 자신의 의견과 다른 의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더불어민주당 도의회 의원들이 김 의장의 발언에 거세게 반발하며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11일 제375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김태석 의장이 직권 상정한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 조례 개정안'을 표결 처리 끝에 재석 40명 중 찬성 19명, 반대 14명, 기권 7명으로 부결시켰다. 김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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