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소상공인들이 경기불황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담보력이 부족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채무를 보증하는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지원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과 경쟁 심화 등으로 경영난에 처한 소상공인들이 빚을 내 연명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하겠다.

제주신용보증재단(이하 제주재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증지원한 건수와 금액은 5955건·154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5056건·1267억원과 비교해 건수와 금액에서 각각 15.1%와 17.7% 늘었을 뿐 아니라 제주재단이 보증지원 업무를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제주지역 소상공인들의 자금난은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심각하다. 2014년 이후 최근 5년간 제주재단의 평균 보증공급 증가율은 15.2%로 전국평균(9.5%)에 크게 앞서고 있다.

업종별 보증지원을 보면 지역경기 상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경기에 민감한 숙박·도소매업, 건설업의 지원 규모가 크게 늘었다. 숙박업은 '사드' 여파에서 좀체 회복되지 않으면서 올들어 6월까지 1944건·433억원이 보증지원됐다. '사드' 이전인 2016년 상반기에는 1224건·301억원이었다. 도소매업 역시 2016년 이후 매년 신청 건수가 100건 정도 늘더니 올 상반기에는 1659건·509억원을 기록했다. 건설업도 사정이 좋지 않다. 2017년 이후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올 상반기 588건·169억원의 보증지원을 받았다.

제주재단에서 보증을 받는 소상공인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권 등 제도권 대출이 어려운 이들이 많다. 상환여력도 그만큼 떨어진다. 이런데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빚을 더 늘리거나 문을 닫을 수밖에 없고 결국 상환불능 상태가 될 위험이 크다.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하다. 소상공인 경기 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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