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규제 풍선 효과 기타 대출만 들썩…주택 거래 위축 '급전'융통
운전자금 용도 기업대출·자유예금 인출 증가 유동성 악화 사정 반영 분석

제주지역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돈 대신 빚이 도는 구조적 악화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급전'이 필요하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일반적 공식이 무너지며 신용대출 등 마지막 보루를 찾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들 역시 투자가 아닌 인건비나 재료비 조달을 위해 빚을 내는 등 자금 사정이 힘들었다.

18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자료에 따르면 5월 한달 동안 도내 금융기관을 통해 2837억원 상당의 대출금이 풀렸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여파로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든 대신 신용대출이나 적금담보 대출 등 기타 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5월중 주택담보대출은 45억원 감소했다. 예금은행에서 26억원 정도가 발생했지만 비은행금융기관에서는 6월 DRS 도입을 앞둔 관리 영향으로 72억원 상당이 줄었다. 반면 기타대출은 예금은행만 190억원, 비은행금융기관 425억원 등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들어 5월까지 발생한 기타대출은 15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68억원의 37.56%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은 상반기 주택시장 사정과 맞물린다. 국토교통부 동향자료를 보면 올들어 6월까지 제주지역 주택 매매 거래량은 370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8% 감소했다. 6월만 전년 동월(1000건)의 절반인 501건 거래에 그쳤다. 가계 자금이 주택 구입 같은 투자가 아닌 생계 유지 등의 목적으로 쓰였다는 방증이다. 부동산 규제와 가계부채 누적, 은행 대출 제약에 따른 풍선효과로 보험약관대출이나 상대적으로 높은 카드론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대출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5월 발생한 대출금의 79.45%(2254억원)가 도내 중소기업 필요자금으로 쓰였다.

5월까지 누적 기업대출 규모는 6043억원으로 지난해 5223억원을 넘어섰다. 예금은행 대출 중 시설자금 용도로 쓰인 것은 482억원이었던데 반해 운전자금으로 빌린 돈은 1215억원이나 됐다.

예금은행 저축성 예금 중 기업자유예금이 5월 중 1452억원이나 빠져나갔다. 5월까지 지난해 연중 인출 규모(1722억원)보다 많은 2286억원이 인출됐다. 

전체 금융기관 수신이 5월만 5345억원 늘었지만 경기 회복 '원천'으로 운용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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