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방통계청 24일 '제주도 혼인과 이혼 10년의 변화' 발표
만혼·연상 연하 증가 추세, '아이들도 다 키웠으니' 독립선언

취업·집 장만 등의 이유로 결혼을 미루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20년 이상 한 이불을 덮고 살다 남이 되는 황혼이혼 선택 비율도 늘었다. 고령화와 기대수명 증가 등이 이유로 꼽혔지만 '자식'을 우선 순위에 뒀다.

24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제주도 혼인과 이혼 10년의 변화'가 풀어낸 오늘 제주의 단면이다.

△ 취업·집 부담에 '뒤로'·연상연하 증가

지난해 제주도민의 혼인건수는 3638건으로, 10년 전보다 5.6%(193건) 늘었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3.7세, 여자 30.8세로 2008년 대비 남자는 2.2세, 여자는 2.1세 높아졌다.

남녀 모두 20대 후반 혼인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자의 경우 25~29세 결혼이 10년 전에 비해 34.4% 줄었다. 여자도 23.6% 감소했다.

남자는 30대(초반 13.7%·후반 23.7%) 보다는 40대(초반 47.3%·후반 40.6%) 결혼 증가폭이 더 컸다. 여성도 30대 후반 결혼이 10년 전에 비해 77.5%나 증가하는 등 '결혼 적령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초혼 부부 중 연상연하 비중이 전체 18.1%나 됐다. 10년 전에 비해 37.5%나 증가했다. 부부 중 남자가 나이가 많은 경우가 10년 사이 2.6%, 동갑 비중도 2.6% 감소한 것과 차이가 컸다.

평균 재혼연령은 남자 48.9세, 여자 45.4세로 10년 전보다 남자는 4.5세, 여자는 5.3세 상승했다.

외국인과 혼인은 10년 전보다 2.3% 줄었지만, 전체 다문화부부 비중은 11.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 20년 이상 살고 '남남'으로

이혼율도 높아졌다. 지난해 제주에서 성사된 이혼은 1607건으로 10년 전 1238건에 비해 29.8%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를 나타내는 조이혼율이 2.2건에서 2.4건으로 0.2건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평균은 0.3건 줄었다. 평균 이혼연령은 남자 47.2세, 여성은 44.1세로 2008년에 비해 각각 3.4세, 4세 상승했다.

20년 이상 해로한 부부의 이혼이 10년 전보다 79.4%(193건)나 증가했다. 3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의 이혼이 10년 사이 2.4배 늘었다. 전체 이혼 중 점유비율이 2008년 4.8%에서 지난해 8.9%로 증가했다.

혼인 지속기간이 25~29년인 부부가 헤어진 경우도 10년 동안 갑절 가까이(67건·5.4%→128건·8%) 늘었을 만큼 황혼이혼을 선택하는 비중이 커졌다.

'자녀 양육 책임'이 이혼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자녀가 성인이 된 이후 이혼을 선택하는 비중이 늘어난 데 반해 미성년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 비중은 10년 전 60.5%에서 지난해 46.4%로 감소세를 보였다.

전체 이혼 중 외국인 배우자와 이혼 건수는 10년 사이 34.6%나 늘었다. 비중도 9.0%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