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응 한국교통안전공단제주본부장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정부는 2022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2000명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현재 전국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주자치도의 경우는 6월 말 기준으로 38명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하였으며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하여도 3명이 더 사망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안전한 제주를 만드는데 빨간불이 켜졌다.

안전한 도시 제주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하절기 중 교통사고 사망자가 많은 7월부터 교통사고 예방에 적극 노력하여 교통사고 사망자가 증가하는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하겠다.

여름철에 교통사고가 많은 이유는 높은 불쾌지수를 들 수 있고, 해수욕장 등 사람들이 몰리는 곳의 교통량 증가 및 정체현상으로 인한 피로증가와 길어진 낮의 길이에 따른 수면부족과 피로 등으로 졸음운전의 가능성이 큰 것을 들 수 있다.

불쾌지수는 인간이 느끼는 불쾌감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인데 불쾌지수가 70 이하인 경우는 양호하고, 80 이상이면 거의 모든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불쾌지수가 높은 상태에서 운전하게 되면 사물에 관한 판단이나 통제능력이 둔화되기 쉽고 초조해지며, 변화하는 교통 상황에 대한 반응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신경질적 또는  공격적인 운전을 하게 된다. 이러한 운전 상태에서는 평소보다 교통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커지게 되므로 불쾌지수가 높아질수록 남을 먼저 생각한다는 마음으로 양보 운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피로로 인한 졸음 운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운 날씨가 계속되다 보면 낮에는 더위에 지치고 밤에는 잠이 부족해 피로가 쌓이게 된다. 피로가 심한 상태에서는 위험한 상황에 대한 인식이 둔해지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나 속도에 관한 판단이 힘들어 적절한 대응 조치를 할 수 없으므로  큰 교통사고까지 연결된다.

미국의 한 조사결과를 보면  음주 상태에서는 상황변화 등 자극에 대한 인식이 늦어지는 대신 수면부족인 경우는 대부분 상황에 대한 부정확한 판단으로 잘못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졸음 운전은 오히려 음주 운전보다 대형사고 위험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어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운전해야 한다.

보행자도 주의가 필요한데 보행자 사고는 대부분 도로를 횡단하다가 발생한다. 보행자는 횡단보도 보행신호를 무시하고 횡단하거나, 횡단보도가 멀리 있어 급한 일이 있다는 핑계로 무단횡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무단횡단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나 사고의 피해는 참혹하며 운전자는 보행자가 갑자기 차도로 들어올 것에 대해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차대 사람의 사고는 피해가 크게 발생하여 자칫 되돌릴 수 없는 크나큰 불행을 초래하므로 도로를 건널 때는 반드시 횡단시설을 이용하고 보행신호를 지키는 습관을 생활화하여야 한다. 또한, 자동차가 정지하는 것을 확인한 후 건너야 하며 야간에 부득이 횡단시설이 없는 곳에서 도로를 건너야 한다면 가로등이 켜진 곳으로 통행하고 야간 보행 시에는 밝은 옷을 착용하여 운전자가 먼 거리에서도 보행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 도에서는 지난 2018년도 교통사고 사망자 중 차대 보행자 사고가 전체의 45.1%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차대 보행자의 사고 중 65세 이상 어르신이 54.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보행자도 불행하지만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를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충격한 운전자 역시 불행한 피해자임을 인지하고 보행자는 도로를 횡단할 때 기본적인 법규를 준수하고, 운전자도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양보하는 운전이 보행자 사고를 막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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