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장선 제주교통연구소 책임연구위원 / 2017/2018 라이온스 제주지구 총재

운동 경기에 착용하는 유니폼에는 팀을 상징하는 색상이 있다. 나라간 전쟁을 일으킬 만큼 국가간 치열한 경쟁을 하는 스포츠에서 브라질은 국기 색인 노란색으로, 네덜란드는 그 나라 왕정의 상징인 오렌지색을 쓰며 우리나라는 태극기를 모토로 빨간색을 착용하고 일본은 바다색인 파란색이다. 

 한낱 출전하는 선수의 유니폼의 디자인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 색상은 팀의 정신과 통합의 의미는 물론 국가관과 더불어 그 나라의 지속가능한 확장성을 염두에 둔 발상이다.
 그렇다면 우리 제주의 색은 무슨 색일까? 

 제주도 꽃인 참꽃의 붉은색이나 제주도 나무인 녹나무의 녹색일까? 아니면 귤과 같은 주황색일까? 

 푸른 바다, 푸른 산, 파란 하늘과 더불어 살아가는 제주도민의 파란 마음을 나타내고 불멸, 번영, 진취의 무궁한 발전을 의미하는 파란색이 제주의 상징 색이다.

 하지만 오늘 하고자 하는 말은 제주의 상징 색 이야기가 아니다.

 제주는 면적도, 인구도, 국가 예산도 전국의 1%를 조금 넘는 정도인데 요즘 심심찮게 중앙 뉴스에 제주가 오르내리고 있다. 예전에는 태풍때나 톱 뉴스를 제주에서 전하곤 했었는데 근래에는 강정항에서부터 제2공항, 난민 문제가 그 자리를 차지하더니 요즘은 희대의 사건이나 팬션에서 집단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뉴스나 관광객들의 교통사고 소식도 들린다.

 이제 제주는 농사나 축산으로 자급하던 60~70년대의 농경문화가 아니다. 
 경제의 대부분이 관광같은 3~6차 산업으로 먹고 사는 섬이 되었다. 제주를 아끼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보여주는 관광으로는 어렵다'라고 말을 한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후속 대책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대안을 내 놓아야 할 터인데 여기에는 제주의 색이 없다.

 투자유치를 한다고 외국자본을 유치 하고는 법적인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해서 국제 분쟁 거리가 되고 있고 여기에서 밀리는 날에는 엄청난 세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직접 체험하고 제주를 느끼는 시설이라고 만든 것은 대부분 소규모 박물관이나 숙박시설이 전부이고 보면 요즘 같은 불경기에 호텔방이 남아 도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물론 디즈니랜드 같이 대규모의 시설을 유치하려면 일정이상의 인구와 관광객들의 체류기간이 보장되어야 투자를 하겠지만 올레길이나 무릉 외갓집 같은 성공적인 제주의 자원과 아이템이라면 분명 제주 다움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필자는 경제학자도, 관광을 공부한 전문가도 아니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제주를 돌아 다니며 느끼는 바를 이야기 함이다.

 근래 중국의 사드 문제로 관광객 감소나 일본과의 무역전쟁으로 일본상품 불매나 일본 여행 자제 등의 분위기는 뒤집어 보면 우리도 관광객을 잃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러한 위협적 요소는 언제든 있을 것이기 때문에 확실한 제주의 색이 필요하다고 본다. 

 세계 여러나라를 다니면서 기억에 남는 것은 웅장한 나이아가라 폭포나 융프라우의 눈꽃 기차와 같은 자연경관이 아니라 그 나라의 사람과 문화를 먼저 추억하게 된다. 

 조그만 섬 나라인 싱가포르는 외국인 관광객만 연 2천만이 찾는다. 이 나라의 조그만 센토사 섬은 예전 빈민촌으로 낙인 찍혔던 쓰레기 매립장이었지만 몇 십년만에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만들었고 이 섬에 있는 '이미지 오브 싱가포르'는 일천한 역사에다 보여줄 자원이 거의 없는데도 스토리텔링으로 세계의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을 보면서 문화는 후손들이 가꾸고 세계에 내다 팔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구상에는 제주와 같은 아름다운 바다와 공기 좋은 곳이 얼마든지 많고 자연 경관도 충분히 있다.     

 세계 자연유산이나 불노초의 한라산, 청정 바다나 삼다수는 물론 해녀문화 같은 제주의 자원을 팔아 먹으며 살기 위해서는 제주다움을 입혀 내 놓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대안과 장기적인 방안을 만들 각계 각층이 참여하는 T/F라도 운영하자.

 이제부터는 외지인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육지 것들'이라는 말을 없애고 모두를 아우르는 글로벌한 열린 마인드로 제주의 가치를 배가 시키는 우리의 문화를 입혀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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