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서귀고 운동장에서 제10회 백록기대회에 참가할 군산제일고팀을 포함한 선수들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강정효 기자>
올해 제10회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 참가팀이 64개 팀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2002 한일월드컵이 열린 6월 한 달 동안 프로축구는 물론 중·고 축구까지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대회가 없었던 데도 원인이 있지만, 10일 부산에서 막을 내린 대한축구협회장배 대회에 참가한 고교 팀이 40팀이었던 데 비춰본다면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백록기 대회가 이처럼 ‘인기 상종가’를 치게 된 것은 우선 안방에서 치러진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 대표팀이 4강 신화를 이룩해내면서 전국적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축구 열기가 그대로 백록기 대회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강 신화의 주역이 됐던 이영표·송종국·이천수·차두리 등 6명의 태극전사들이 백록기 대회를 거쳐갔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래의 태극전사를 꿈꾸는 고교 선수들로서는 백록기 대회를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또 올해 제10회 대회 우승팀에게는 지난 2000년에 이어 일본 원정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까지 주어져 해외 원정 기회가 거의 없는 고교 팀들에게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우승 보너스까지 쥐게 된다.

2000년 제7회 대회 우승팀인 안동고와 오사카조선고가 참여했던 제1회 KOREA-JAPAN 고교축구대회는 한·일 스포츠 교류라는 의미 외에 재일동포 사회를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여기에다 올해는 예선전부터 전 경기를 잔디구장에서 치르게 됨으로써 고교 선수들로서는 잔디구장에서 최소한 두 경기씩을 경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인조잔디 구장 하나 없이 모든 경기장이 천연잔디로 조성된 구장이라는 점도 고교 팀들이 출전 욕심을 내는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 결승전은 월드컵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게 돼 고교 선수들이 ‘차세대 월드컵 태극전사’가 되겠다는 꿈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금까지 백록기대회에 참가했던 팀들에게 제주도민들이 보여준 따뜻한 인심이 선수·학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출전 때마다 항공료와 숙박료 등 할인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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