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예산 요구·편성·집행과정 원칙 설정…인센티브·페널티 제도 도입

제주도가 어렵사리 확보한 예산을 정작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해를 넘긴 예산이 8000억원 상당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에 따르면 2017년 사용하지 못해 해를 넘긴 이월액·불용액(순세계잉여금)은 1조520억원, 2018년도 순세계잉여금은 8283억원이다.

이는 대부분이 관례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데다 이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재정 건전성 강화와 재정 혁신을 위해 이월·불용액 최소화 대책을 수립했다.

이월·불용액 과다는 예산을 적기·적소에 투입되지 못하고 재원이 사장(死藏)돼 건전재정 운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도는 예산 편성 과정에 '재정운영 기본원칙 정립'과 '집행에 대한 사업부서별 책임제'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재정 혁신은 예산 요구, 편성, 집행 단계에서 모두 이뤄진다. 예산편성과 집행과정에서는 기본원칙이 설정·운영되며 재정운용 결과에 대한 인센티브와 페널티 제도가 시행된다. 

예산요구단계에서는 사업효과, 도민수혜도 등 예산투입 필요성을 동일 선상에서 검토해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예산편성단계에서는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 중 연내 집행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편성한다. 

예산집행단계에서는 재정 집행률 제고 대책에 따라 계약·지출 기간 단축 운영, 선금지급 확대 등 재정 신속 집행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불가피한 사유로 집행할 수 없는 사업은 추경 예산에 전액 삭감 후 재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재정운용 결과에 따른 인센티브와 페널티 제도를 도입해 예산집행의 책임성을 강화한다. 

이월액 과다 부서는 재정 신속집행 평가 시 감점하고, 불용액 과다 부서에는 내년도 예산배정을 일부 유보한다. 

또한 재정집행률 부진, 국비 반환금 과다, 세입추계 부적정 부서는 부서운영기본경비와 업무추진비 감액편성 등 페널티를 적용한다. 

반면, 재정집행률 우수부서, 불용액 감소 부서에는 포상금 지급과 유공공무원 해외연수 기회제공, 부서 운영경비 추가배분 등 인센티브 혜택을 제공한다. 

김현민 도 기획조정실장은 "이월·불용액 최소화는 재정혁신을 위한 첫 단추"라며 "한정된 재원을 적재적소에 투입해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건전 재정운용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