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세 개편안 영향 등 7월 소비자물가 전월대비 0.2%↓
택시·항공요금, 단체여행비 등 다 올라…전년 대비 학원비도 인상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 두 자녀를 둔 김선화씨(여·46·제주시 아라1동)는 올 여름 휴가 계획을 접었다. 지난해 열대야로 고생했던 기억에 에어컨을 한 대 더 들인 것도 있지만 예약 시기를 미루다 보니 비용 부담이 생각보다 커졌다. 김씨는 "아이들 방학 동안 어디 가까운 곳이라도 가볼까 했는데 엄두가 안나더라"며 "호캉스도 생각해 봤는데 집에서 나가는 순간부터 나가는 돈이 예년 이상"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1일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의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7월 제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달 대비 0.2% 하락했다. 식탁물가 등을 반영한 생활물가지수만 0.9% 하락했다. 수치만 보면 가계부 사정이 나아져야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7월 시행에 들어간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영향으로 전기료가 전달대비 16.2%내렸는가 하면 과잉 생산·소비 둔화 여파로 가격이 내려간 농산물 하락폭을 제외하면 실생활 관련 물가는 다 올랐다. 여름'피서 물가'인상폭이 컸다.

6월 비해 국내항공료(5.9%)와 국제항공료(4.8%)가 올랐다. 단체여행도 해외(6.6%)·국내(3.3%) 모두 들썩였다. 콘도이용료가 20.9%, 호텔숙박료(6.5%)도 인상 목록에 포함됐다. 레저용품 가격도 9.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요금이 18.9% 인상됐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해 주차료가 92.2% 올랐는가 하면 주요 외식 메뉴 가격도 상향 조정됐다. 소주 등 주류 가격도 인상됐다. 교과서(-100.0%)와 학생복(-48.5%) 비용이 크게 줄었다고 하지만 학기초 반짝 효과일 뿐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신선식품 지수를 제외한 모든 항목이 상승하는 등 가계부 물가는 여전히 기세등등했다. 여름 등 특정 기간에만 반영되는 계절성 물가가 오른 것이 주효했다.

이런 상황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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