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 장마가 끝나면서 찜통같은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낮 기온이 33도를 웃도는 폭염은 물론 밤에도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야간에도 더위를 피해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해수욕장에서 일부 피서객들의 무질서와 비양심 행위가 잇따르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해마다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본보 취재 결과 지난 1일 저녁 제주시 함덕해수욕장은 무질서가 판을 치고 있었다. 야간에도 더위를 피해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이는 가운데 일부 피서객들이 파티를 즐기면서 여기저기 퍼져나오는 음악소리가 주변 펜션과 주택 등에 소음피해를 주고 있었다. 백사장 곳곳에서는 금지된 불꽃놀이를 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또 해수욕장 밖에서는 피서객들이 주행 중인 차량 앞으로 무단횡단도 서슴지 않았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도 무질서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인근 현사포구에서는 피서객들이 추락방지 시설물에 앉아 자정이 넘도록 술판을 이어가고 있었다. 바다 쪽을 향해 방파제 밑으로 발을 내려뜨리는가 하면 술을 마시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취객들도 보였다. 이에 더해 야간 해수욕장 폐장 시간이 지났는데도 술을 마시고 고성을 지르며 물로 뛰어드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종종 벌어지곤 했다.

해수욕장은 공공이 이용하는 장소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소음과 음주소란 등으로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은 나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이기심에 다름 아니다. 해수욕장 등 피서지 무질서를 막기 위한 행정과 경찰 등 관련 기관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지도 단속이 필요하다. 더불어 이처럼 공권력을 통한 제재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기본적인 질서를 지키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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