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전남의대 산부인과학교실 교수

임신 기간 전부터 고혈압이 있던 환자이거나 임신 중기 이후 나타나는 임신중독증(임신 중 고혈압성 질환)으로 많은 산모가 상급병원으로 온다. 혈압이 높을 때는 약물치료를 시작하나, 그래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조산하게 된다. 혈압과 더불어 소변에서 단백뇨가 검출되거나 신장 기능이나 혈액응고 이상, 경련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분만 주수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분만 후에는 소변량이 증가하고, 단백뇨와 부종은 대개 일주일 내에 사라지며 혈압은 대부분 2주일 이내에 정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2018년 미국 하버드대학팀은 임신 중독증을 겪은 여성이 출산 후 만성 고혈압이 발생할 가능성이 일반 여성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발표했고, 2019년 노르웨이팀은 임신 중독증 후 여성에서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위험이 평균 57% 높다고 했으며, 2019년 호주 빅토리아팀은 임신 중독증 후 19%가 심부전이 발병한다고 했다. 임신 중독증은 산모에게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출산 이후 중년이 됐을 때 심혈관계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고, 일반 여성보다  젊은 나이에 심혈관계 위험 요인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초산부에서 발생한 것보다 다분만부에서 발생했던 경우에 심혈관 질환 발병률과 그로 인한 사망률도 높다.

임신 전부터 고혈압이 있거나 이전 임신에서 임신 중독증 병력이 있는 여성은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임신 전, 임신 중, 출산 후까지 혈압과 심장기능 이상에 대한 검사를 자주 받아야 한다. 임신 중독증이 발생했던 산모는 다음 임신에 대한 상담과 함께 평생 심혈관 질환의 위험에 관한 관심과 상담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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