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여성회관(관장 오무순) 강당에서는 도둑(?)들의 설전이 한창이다. 이것은 2년 째 서귀포에서 양로원 봉사와 장애인결연사업활동 등을 펼쳐오고 있는 ‘칠십리사랑모임’(회장 이옥자·40대 도둑 분)의 연극 ‘마술가게’ 리허설 장면이다.

 연극 ‘마술가게’(이상범 작·오창순 연출)는 고급의상실을 털러 들어간 10·40대 도둑 두 명이 우연히 만나며 벌이게 되는 세태풍자극이다.

 연극연습이 한창인 ‘칠십리사랑모임’은 연극경험이 전무한 초자 연극배우들로 ‘마술가게’에 모인 2명의 도둑, 6개의 마네킹들은 최종연습에 몰두하느라 더위도 새까맣게 잊었다.

 칠십리사랑회 회원들은 ‘뚝심’ 하나 믿고 학창시절의 꿈을 이뤄보고자 1시간짜리 연극에 뛰어든 순수 열렬 여성들이다. 전업주부인 이들 회원들은 연극연습 때문에 남편과 자녀들에게 자칫 소홀해질까봐 걱정하면서도 하나같이 무대 위에서 목청껏 외치는 자신이 마냥 대견한 듯한 표정이었다.

 김명진씨(36·10대 도둑 분)는 “혹시 대사 까먹지 않을까 해서 불안했어요. 어느 날은 대본을 외우는데 초등학교 1학년짜리 딸애가 ‘엄마, 정말 도둑은 아니지요, 그렇죠?’하며 슬퍼하는 게 얼마나 웃기던지요”라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공연은 오늘(13일) 오후 4시 서귀포시여성회관 강당에서 펼쳐진다. 무료. 문의=763-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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