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형 제주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 / 논설위원

지역 내 수출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가져오는 주요한 변수로써 최근 경제의 장기 저성장 및 무역구조변화, 주요 수출국 소비시장의 급성장 및 소비계층 다양화, 제주 수출기업들의 특수성 등을 감안할 때 효과적인 수출전략이 필요할 때이다.

수출, 즉 통상과 관련하여 최근 글로벌적 이슈는 단연 미·중 무역전쟁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 있어 미국은 군사안보로서의 동맹국이며 중국은 최대 무역 교역국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실질적 최대 피해자는 한국일 것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중국 경제가 둔화되거나 침체되면 대부분 중간재 수출품이 주력인 한국이 직격탄을 맞는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GDP 비중의 약 40%, 세계 무역 비중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수출과 관련해서는 2018년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26.2%, 대미 수출 비중은 12.1%로 중국이 월등히 앞서고 있다. 이런 양 대국의 전쟁 사이에서 한국은 '새우 등 터지는' 실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우리 제주 경제의 중국과의 협력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제주는 2018년 기준 전년 대비 17.4% 증가한 1억 8234만 달러로 역대 수출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2013년 이후 연평균 약 12.4%로 증가하고 있으며, 홍콩, 중국, 일본, 미국 순으로 아시아에 대한 비중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제주의 대중 수출과 관련하여 비록 금액 면에서는 미미하지만, 2013년 487만 달러에서 2018년 기준 2283만 달러로 연평균 36.2% 증가하고 있다.

사드배치 이후 제기된 중국 보복 조치를 아직도 표면상으로는 유효하다. 한국 관광의 일부 해제, 한국 영화 정식개봉 금지, 한국산 드라마 수입금지 등으로 인한 중국시장 개척이 힘든 실정이며, 이에 중국 의존도를 줄이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지리적 인접성, 문화의 동질성, 소비패턴 변화 등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비록 사드 위기로 인해 양국 관계가 경색되어 있지만, 제주로서는 중국이라는 시장에 대해 재진입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 판단된다.

최근 중국과의 교류 상황을 보면 작년에 비해 무척이나 완화되고 빈번한 교류가 일어나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 인민정부 산하의 중국 연구기관들 및 학계와의 교류는 쉽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많이 진전된 듯하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들의 한국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하며, 이는 필자 또한 충분히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미·중무역전쟁을 사드사태로 인해 고조된 중국인들의 반한감정을 해소할 반전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제주의 입장에서는 지방정부, 문화계, 학계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드보복 조치를 어느 정도 정리하고 사드사태 이전 분위기로 회복할 수 있는 집중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음으로는 선택이다. 중국과의 교류를 통한 무조건적인 수출이 아니라 수출 확대를 위한 제품 고급화와 중국 소비패턴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 중국 시장 진입을 위한 전략적인 방안은 분명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제주의 기업이 영세중소기업임을 감안할 때 중국 내에서 마케팅, 브랜드 인지도, 중국 내 유통망, 가격 경쟁, 생산량 등 여러 복합요소에 대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의 실질적인 이익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중국 시장 진입에 대해 보다 전략적으로 지역적 단위로의 세분화된 접근이 필요한 시기이다.
중국을 하나의 시장이 아닌 1선 대도시를 하나의 주요 거점도시로 삼고 2-4선 도시로 점차 퍼져 나갈 수 있는 세부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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