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봉오동 전투'의 한 장면(사진=쇼박스 제공).

영상문화산업진흥원 로케이션 지원사업 통해 제주 동쪽 오름 등 담아

제주출신 홍상표 배우 감초 역할 눈길...영화 '지슬' 오마주 느낌 연출도

“아, 저기 제주 아니야?…”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를 그린 전쟁액션물로 7일 개봉한 ‘봉오동 전투’가 예상치 못한 제주 카드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제주 동쪽 오름 등 지형을 역사적 사건의 현장으로 활용했는가 하면 제주 출신 배우와 영화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2’와 ‘말모이’를 오마주한 듯한 연출로 제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제주 출신 ‘재수’ 역의 홍상표 배우는 걸쭉한 제주어 대사로 시선을 끄는가 하면 나라 잃은 억울함에 어제까지는 뱃일을 하는 보통 사람에서 오늘 독립군으로 싸우는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인물로 영화 속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극 중간 배고픔 속에 감자 하나를 나눠 먹는 장면에서는 전국 팔도에서 모인 독립군들의 입을 통해 지역어가 모인다. 땅에서 나는 열매라는 의미의 ‘지슬’도 홍 배우의 입을 통해 등장한다. 귀에 익은 대사가 나올 때마다 관객 집중도도 높아진다.

숲과 계곡을 뛰고 달리거나 숨는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제주가 등장해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제주도가 영상산업 진흥을 위해 지난 2006년부터 공을 들인 로케이션 지원사업의 가장 따끈한 결과물이다. '봉오동 전투'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로케이션 지원사업을 통해 지난해 8월 폭염 속 제주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구좌읍 송당리와 종달리 중산간 태오름, 노꼬메오름, 동거문오름 등 10여 곳이 1920년 우리나라와 중국의 국경, 일제강점기 독립군의 저항이 가장 치열했던 국경 지역으로 스크린을 장식한다.

제주도에서 18번 촬영을 진행했고 사후지원방식에 따라 제주 촬영으로 지출한 금액의 30%(최대 5000만원)를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봉오동 전투'는 특히 최근 일본의 무역규제와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촉발한 한일 갈등 상황을 타고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지원 규모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영화·드라마 등 영상매체에 제주를 노출 시키는 것을 직.간접적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제주에서 사용한 금액을 기준으로 지원하는 만큼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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