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폭염주의보 발효…실내온도 낮추기 역부족
달걀 품질 저하 등 불가피…전기료 부담도 커져  

제주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7일 제주시 한림읍 상대리 한 양계장. 1만3000여마리의 닭을 사육하는 농장이다. 

연일 지속되는 폭염 탓에 맥없이 주저앉은 닭이 대부분이다. 일부 식수대에 목을 축이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24시간 대형 환풍기를 가동하고 그늘막을 설치했다고 하지만 사육장 내부온도를 낮추기는 역부족이다. 

최근 가축 피해 소식이 전해지면서 농가 걱정도 커졌다. 폐사도 걱정만 무더위로 닭들이 알을 낳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청에 문의한 결과 폭염으로 인한 가축폐사 신고는 지난달 31일부터 접수돼 7일 현재까지 262마리의 돼지가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계장도 공식적인 폐사 신고만 없을 뿐 폭염 피해를 입는 것으로 전해졌다. 

닭은 폭염에 취약해 철저히 관리해도 피해를 막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양계장을 관리하는 김영진씨는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나가는 닭도 걱정이지만 더워서 입맛이 없으니 먹지도 않고 알을 낳지도 않는다"며 "더구나 낳는 알마저도 품질이 떨어져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올 여름 들어 이 양계장 폐사율은 평소보다 10% 증가한 반면 달걀 품질 등급은 10% 가량 떨어졌다고 했다. 

폭염이 지속되다보니 전기료 부담도 커졌다. 24시간 대형 환풍기를 가동하면서 전기료가 평소보다 1.5배 늘었다는 것이 김씨 설명이다. 

지난해는 조류인플루엔자 확산과 살충제 달걀 파동 등으로 큰 손실을 겪었고, 올해는 폭염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김씨는 "저희보다 시설이 열악한 곳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고만 하지 않은 뿐 피해를 입고 있는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야 좀 나아질만하니까 폭염으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곧 대목인데 우리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닭고기를 유통하는 쪽은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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