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연합뉴스

통계청 임금근로자 부채 조사서 숙박·음식점, 부동산, 건설업 연체율 증가
제주 서비스업 비중 92.4% 전국 상위, 임금 수준 하위권·경기 둔화 등 악재

"월급을 받아도 남는 게 없다"는 월급쟁이들의 하소연은 그냥 하는 앓는 소리 이상이다. 경기에 민감한 서비스업 비율이 높은 제주는 더 절박했다는 사정을 입증하는 자료가 나왔다.

12일 통계청의 '2018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이 4076만원으로 전년보다 281만원 늘었다. 전체 연령대 중 40대의 1인당 평균대출액이 6000만원대로 가장 높았다. 평균 대출은 임금근로자 개개인이 은행 또는 비은행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 잔액의 합을 전체 임금근로자 수로 나눈 값이다.

산업별 개인 평균 대출은 금융·보험업(8310만원), 공공행정(5805만원), 정보통신업(5782만원) 순으로 높았다. 연체율은 부동산업(1.54%), 숙박·음식점업(1.30%), 건설업(1.01%) 순으로 파악됐다. 이중 숙박 및 음식점업 연체율은 1년 전보다 0.24%포인트나 했다. 도매 및 소매업, 부동산업도 각각 0.10%포인트씩 오르는 등 자금 사정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등 은행권과 금리 격차가 큰 비(非)은행권 대출 연체율도 크게 올랐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비은행권 대출 연체율은 1.79%로 전년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다. 도매 및 소매업(1.34%)은 0.12%포인트, 부동산업(3.13%)은 0.38%포인트씩 오르는 등 경기 민감 업종 근로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기준 제주지역 서비스업 임금 근로자 비중은 전체 92.4%로 전국에서 서울(92.5%)다음으로 높다. 제조업 대비 임금 수준은 96.5%로 전국 평균(83.2%)보다 나은 편이었지만 월평균 임금이 228만원으로 전국에서 강원(216만원) 다음으로 낮았다. 상용근로자 월평균 임금은258만4690원으로 전국 평균(325만9281원)과 67만 4591원 차이가 난다. 시간당 임금이 1만3363원으로 전국 평균(1만4417원)에 못 미친다.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17.6%, 최저 임금 미달 노동자 비중은 17.4%로 전국 평균(15.3%, 15.2%)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만 14조403억원던 가계부채는 4분기 15조4413억원로 늘었다. 올 1분기 15조51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5% 증가했다.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5.7%(전국 평균 59.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부채 부담은 '실업'상황까지 얹어지며 악화되고 있다. 올 1월 기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8만8000명대로 지난해 1월 9만6000명 선에서 8000명 가까이 줄었다. 올 2분기 제주지역 구직급여 신청자수는 3842명으로 관련 집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분기도 3650명으로 집계됐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