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일제의 수탈에도 제주도민이 지킨 노거수가 제주에 숲을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성읍민속촌마을내 팽나무.

국립산림과학원, 100년전 고지도·현재 비교 분석 결과 발표
노거수 40% 숲 3배 확대 기여…산림 연구 자료 초석 기대  

100년전 일제의 수탈에도 제주도민이 지킨 노거수가 제주에 숲을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100년전 고지도인 조선임야분포도를 활용해 노거수 분포특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지난 100년 동안 제주 숲 면적은 3배 늘었으며 100년전 노거수의 40%가 숲을 형성하는데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일제 강점기 수탈과 난방연료 부족 등 힘든 상황에도 노거수를 지켜온 도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100년전 제주도 노거수는 1013그루로, 제주시 584그루(57.7%), 서귀포시 429그루(42.3%)가 분포했다.

이들 노거수는 주로 해발 600m 이하의 저지대 민가주변을 비롯한 섬 곳곳에 자생했으며 100년전 2억7120만㎡에서 현재 7만8420만㎡로 약 3배 확대됐다.

이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405그루가 숲의 중심부에 위치, 오늘날 제주 숲 형성과 발달에 기여하고 씨앗을 공급한 중요한 어미나무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병기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는 "오늘날 제주의 숲이 잘 보존된 것은 마을 인근과 주변의 노거수만큼은 지키고자 노력한 제주도민의 오랜 수고와 헌신의 결과"라며 "이번 연구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제주지역 산림 훼손지와 병해충 피해지 복원방안 마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 결과는 '제주도 노거수 자연유산의 100년 전과 현재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전통조경학회」 6월호에 게재됐으며 향후 노거수와 산림 연관성에 관한 추가적인 정밀연구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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